김연경, 11년만에 흥국생명 전격 복귀...연봉 3억 5천만원

김연경(32)이 11년만에 흥국생명 분홍색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흥국생명 구단은 6일 김연경과 만나 복귀 협상을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연봉 3억5천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흥국생명에 돌아온다.

이로써 김연경은 2008-2009시즌 흥국생명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고 2009년 임대 선수 신분으로 일본 JT 마블러스로 떠난 이래 12시즌 만에 다시 V리그로 컴백한다.

김연경은 그간 열심히 뛴 후배들을 위해 연봉을 양보하고 싶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연봉(4억5천만원)과 옵션(2억원)을 포함해 최대 6억5천만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김연경에게 전했지만 김연경이 후배들을 더 잘 대우해달라며 스스로 몸값을 낮췄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이를 두고 김연경이 국내 선수들을 배려한 마음이자 한국프로배구 복귀 의지를 담은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무엇보다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며 "많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흥국생명 구단도 "김연경 선수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오랜 해외 생활에 지친 선수와 1년 남짓 남은 올림픽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올해 4월 터키에서 귀국한 김연경은 지난달 엑자시바시 구단과의 계약이 끝난 뒤 새 행선지를 물색해왔다.

중국 등 해외 진출과 국내 유턴을 저울질하던 김연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에서 뛰는 일이 예전만큼 용이하지 않자 원소속구단인 흥국생명과 접촉해 전격적으로 국내 복귀를 타진했다. 양 측이 연봉 협상 등 원만하게 복귀에 합의함에 따라 흥국생명이 한국배구연맹에 김연경의 임의탈퇴 해제 공시를 요청하기만 하면 '김연경 복귀'의 행정적인 절차는 끝난다.

한편 김연경이 스스로 몸값을 낮춤에 따라 흥국생명도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 테두리에서 선수 연봉 책정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쌍둥이 자매인 이재영·이다영에 10억원의 샐러리캡을 소진한 흥국생명은 나머지 13억원으로 김연경을 포함한 모든 선수의 연봉을 해결해야 했지만 김연경이 최고 연봉인 최대치인 7억에서 3억원가량 덜 받고 이 몫을 후배들에게 주기로 함에 따라 연봉 문제도 무리 없이 해결할 전망이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