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터뷰를 통해 본 '네이티브' 영어와 '글로비시'

이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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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3-27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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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핫스퍼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손흥민의 인터뷰.[토트넘 핫스퍼 공식 홈페이지 캡처]
26일 잉글랜드 프리미엄리그 토트넘 핫스퍼 공식 홈페이지에 손흥민 인터뷰기사가 떴다. 오른팔 부상치료이후 재활을 하고 있어 한동안 소식이 없었으므로 인터뷰를 본 많은 이들은 아마도 반가운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인터뷰 내용의 핵심은 그가 직접 했다는 멘트에 담겨 있었다. 부상 당시의 상황을 전하며 잘 있다는 간결한 영어 표현이었다.
“I miss the feeling of playng, of course, but at this moment, football is not important. Everyone's health is most important (나도 당연히 뛰는 것이 그립다. 하지만 지금 축구가 중요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의 건강이 더욱 중요하다)"
코로나19사태로 국내외 모든 스포츠 경기가 중단되면서 스포츠 기자들은 새로운 정보를 알리기 위해 무척 애를 쓴다. 특히 외국의 유명 스타들의 동정은 먼저 챙겨야할 하는 일이다. 손흥민은 누구보다도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중요 선수이다.
주로 외신을 통해 해외 기사를 접하는 축구기자는 ‘신속ᆞ정확’한 번역 능력이 필수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해외뉴스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모아서 기사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업무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보일 법한 손흥민의 인터뷰는 번역이 바로 가능한 쉬운 영어였다.
축구 기자로서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BBC뉴스 클리핑이다. 축구 팬들에 인기가 많은 EPL소식이 주로 모여있기 때문이다. 기자들 사이에서 국영매체인 BBC의 기사 난이도는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이런 BBC의 기사 조차도 제대로 번역이 안될 때가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해당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알아야 하는 '연어(Collocation)'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제도 영국 더 선 지의 기사 중 ‘강하게 지지한다’ 라는 뜻의‘Squarely behind’라는 연어의 뜻을 파악하지 못해 고생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은 이러한 연어 위주의 영어를 학습한다. 실제로 기자가 아일랜드 어학연수를 하며 겪은 네이티브의 학습법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단어시험도 연어로만 볼 정도로 연어 위주의 학습을 강조했다. 반면에 비영어권의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규교육과정의 영어시험이 그렇듯 단어 위주로 영어를 배우는 편이다. 네이티브들은 이러한 비영어권 사람들의 영어를 글로벌 잉글리시(Global English)을 줄인 ‘글로비시(Globish)’라고 부른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네이티브’와 ‘글로비시’를 쓰는 사람들 간에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는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연한 기회에 평창올림픽 현장에서 일하면서 '글로비시’를 사용하는 기자는 유독 ‘네이티브’가 많은 미국의 NBC방송관계자들과의 소통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2016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통역으로 일했던 강마루솔(30)씨는 “업무를 보다 보면 문화적 배경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그가 맡았던 선수들 가운데는 파나마 출신의 베탄코트만 ‘글로비시’를 구사하고 그 외에 테임즈와 해커, 스크럭스 등의 선수들은 모두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네이티브였다. 강마루솔은 "테임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흑인선수라 흑인들이 주로 구사하는 영어를 쓸 것같았지만 백인과 교류가 많은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출신인 테임즈는 그렇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언어에 있어서 문화적 배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인터뷰는 비단 한국 선수의 소식이라서가 아니라 같은 ‘글로비시’를 사용하는 기자로서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반가운’ 인터뷰였다. 손흥민이 재활 상황을 자주 '글로비시'인터뷰로라도 자주 알려줘 고국 팬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었으면 싶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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