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노수성의언더리페어] 최호성, 이젠 실력도 보여줄 때!

2019-06-04 16:22

유러피언투어 케냐오픈에서 플레이하는 최호성. 사진=유러피언투어 홈페이지.
유러피언투어 케냐오픈에서 플레이하는 최호성. 사진=유러피언투어 홈페이지.
'피셔맨' 스윙의 최호성(46세)이 이제는 실력도 보여줄 때가 된 것 같다.

지난해 6월 한국오픈 이후 전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은 최호성은 지난 2월 한달 여 동안 진짜 투어를 했다. 미국에서부터 아프리카 케냐에 이르는 말 그대로 월드 투어였다. 전세계 양대 빅 투어인 미국, 그리고 유러피언투어 데뷔전을 치렀다.

두 번의 빅 투어를 마친 그에게 아쉬운 점은 독특한 스윙뿐만 아니라 실력도 보여주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 번 다 미스 컷 했다.

피셔맨 열풍의 시발점인 지난해 한국오픈에서 최호성이 부각된 것은 '성적'도 빼어났기 때문이다. 그해 한국오픈에서 우승에 근접했고 최종일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를 했다. 당시 한국오픈의 최대 관전 포인트이자 프레임은 '매끄럽고 파워풀한 스윙을 하는 젊은 선수와 독특한 스윙을 하는 중년 골퍼의 대결'이었다. 이런 프레임 속에서는 결여 되고 약한 쪽으로 시선이 쏠리고, 응원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오픈을 공동 5위로 마쳤지만 전세계 팬을 사로잡았다.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최였던 대회였기 때문에 스윙 영상이 해외에도 송출 됐고, 그의 스윙을 따로 담은 클립이 SNS를 통해 공유됐기 때문이다. 그해 11월 일본프로골프기구(JGTO) 카시오월드오픈에서 우승하자 미국의 골프 미디어는 그의 스윙과 이력을 자세히 소개하기 시작했다.
최호성 출전을 알리는 미국PGA투어 존디어클래식 페이지.
최호성 출전을 알리는 미국PGA투어 존디어클래식 페이지.
​손가락 부상, 늦은 나이의 프로 데뷔, 독학 등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스토리만큼 미디어에게 좋은 재료는 없다. 미국의 골프 미디어는 그를 메이저 대회에 초청해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여론을 현실로 돌려준 무대가 올해 2월의 AT&T페블비치프로암이었다. AT&T가 최호성을 초청 선수로 불렀다. 미국PGA투어 첫 출전이었다. 유러피언투어도 응답했다. 매지컬케냐오픈은 그를 아프리카 케냐로 이끌었다.

빅 투어 첫 출전 선수에게 메이크 컷은 어려운 일이다. 기후, 코스 조건, 음식 모두 유리한 조건은 어떤 것도 없다. 우리도 종종 보지만 외국의 특급 선수가 거액의 초청료를 받고 출전한 대회에서 미스 컷 하기도 한다. 주최 측은 맥 빠지는 일이지만 어떤 선수도 이틀 볼을 치고 바로 짐을 싸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페블비치, 케냐에서 최호성이 그랬을 것이다. 많은 준비를 했겠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최호성은 오는 7월 미국에서 두 번의 기회를 더 맞이한다.


오는 7월12일(미국 일정) 미국 일리노이즈 실비스의TPC디어런에서 열리는 존디어클래식(총상금600만달러)에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다. 미국PGA투어는 존디어클래식 메인 페이지에 '최호성, 면제 받다'는 제목의 기사와 사진을 올리면서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기사에는 토너먼트 디렉터인 클레어 페터슨의 인터뷰도 곁들였다. 페터슨은 "우리는 존디어클래식에 최호성을 맞이하게 됐다"면서 "우리의 팬이 그의 독특한 경기 스타일과 재미있는 성격을 즐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달 25~28일까지 네바다주 레노의 몽트뢰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배라큐다챔피언십(총상금350만달러)에도 출전한다. 배라큐다챔피언십 공식 페이스북에는 지난 1일부터 '골프에서 가장 독특한 스윙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내용과 함께 AT&T내셔널프로암에서 피셔맨 스윙을 하고 있는 동영상을 첨부하면서 코스로 직접 나올 것을 주문하고 있다. ​

​올해 최호성의 투어 성적은 썩 좋지 못하다. 일본프로골프기구(JGTO)에서 총 6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인 세 번만 메이크 컷 했고, 가장 좋은 성적이 아시아퍼시픽다이아몬드컵골프에서의 공동 8위다. 지난 2일에 끝난 미즈노오픈에서는 미스 컷 했다. 올해 드라이빙 거리 284.2야드(79위), 드라이빙 정확도 52.52%(57위), 그린 적중률 62.75%(55위), 평균 스코어 71.69타(62위), 홀 당 퍼팅 수 1.82개(75위) 등 중위권 기록을 보이고 있다. 미국PGA투어 출전 때 기록된 클럽 헤드 스피드는 104마일 정도다.

​최호성이 세 번째, 네 번째 도전에서는 스윙 뿐만 아니라 실력도 보여주길 바란다. 두 번의 경험이 있으니 이젠 메이크 컷과 그걸 능가하는 결과물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노수성 마니아리포트 기자/cool1872@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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