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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성의언더리페어] 브룩스 켑카, 클럽 계약했다면 얼마를 받을까?

2019-05-25 13:55

2016년 나이키와 용픔 계약을 맺었을 때의 브룩스 켑카. 사진=나이키골프 홈페이지.
2016년 나이키와 용픔 계약을 맺었을 때의 브룩스 켑카. 사진=나이키골프 홈페이지.
궁금했다. 브룩스 켑카(29세, 미국)는 왜 클럽 계약을 하지 않는걸까? 보너스 개념으로 두둑한 현금을 챙길 수도 있었는데 그걸 왜 거부했던걸까?

결과적으로 그(그리고 팀)의 선택은 맞았다. 돈을 받고 원하지 않은 클럽을 사용하는 대신 원하는 클럽으로 백을 채웠고 계약 하지 않은 기간동안 월드 와이드 투어에서 6승을 거뒀을 뿐더러 그 중 4번이 메이저 대회였다.

2014년부터 미국PGA투어를 병행하기 시작한 켑카가 클럽 계약을 했던 세 시즌동안의 연평균 획득 상금은 260만달러(3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클럽 계약을 하지 않은 세 시즌의 평균 상금은 5월 말 현재 이보다 약 2.5배 많은 620만달러(73억원)에 달한다. 클럽 계약을 하지 않은 세 시즌동안 상금만 1860만달러(220억원). 이 액수엔 나이키의 의류를 입고 받는 대가는 포함되지 않는다.

켑카는 5월 말 현재까지 미국PGA투어에서 상금으로만 2656만3929달러(315억원)를 획득했다. 미국PGA투어 생애 획득 상금 46위에 올라있고 현재의 추세라면 연말에 3000만달러(356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지난 2016년 1월 나이키와 의류와 클럽을 모두 포함한 계약을 맺을 때 세계 랭킹 16위였던 그는 지난 2018년 말 '넘버1'이 됐고 이후 4위까지 내려갔지만 올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다시 1위 자리에 올랐다.

그의 선택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현재의 상승세, 또 넉넉한 잔고를 고려한다면 클럽 계약은 앞으로도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결과는 그렇지만 켑카와 그의 팀이 '왜 클럽 계약을 하지 않은걸까'라는 궁금증은 여전히 남는다. 상황과 과정에서 그렇다.

켑카가 나이키와 계약을 맺은 것은 2016년 1월이다. 그해 나이키는 켑카를 비롯 토니 피나우 등 12명과 계약했다. 나이키의 계약이 다 그렇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다. 나이키의 의류와 모든 클럽과 볼, 여기다 신발까지 신었다. 하지만 나이키와의 허니문은 8개월밖에 지속되지 못했다. 나이키가 그해 여름 클럽 비즈니스를 접었기 때문이다.

이후 나이키의 간판 선수 대다수는 다른 브랜드와 장비 계약을 했다.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는 테일러메이드, 토니 피나우는 핑,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캘러웨이 용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캡카와 폴 케이시, 토니 플릿우드만이 새로운 파트너를 찾지 않았다.
메이저 대회 4승을 거두고 있는 캡카. 사진=나이키골프 홈페이지.
메이저 대회 4승을 거두고 있는 캡카. 사진=나이키골프 홈페이지.
새 파트너를 찾지 않은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유추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켑카의 스타일이다.

골프닷컴은 복수의 골프 용품 마케팅 담당자의 말을 인용 "켑카는 매우 특이하다. 무언가를 선택하고 이후 고수하는 것에 꽤 만족해하고 있는 듯하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CJ컵 출전 당시 켑카와 단독 인터뷰를 했던 국내의 한 기자도 "당시 나도 클럽 계약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었는데 '지금 이대로의 상태가 좋다'는 얘기 밖에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 때는 집중하고 파괴력이 있지만 그 이외에는 골프에 집중하지 않는 편이라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알게됐다"면서 "이런 성향이 클럽 선택과 계약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클럽 계약으로 받을 수 있는 액수가 미미했다'는 것과 세 번째는 용품 계약에 따른 의무 이행으로 자신의 온전한 휴식 시간을 빼았긴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켑카가 클럽 계약을 다시해야 할 2016년 말, 오픈 마켓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연간 30~50만달러(3억5000~6억원) 수준이었다. 골프 용품 업계에서 미국PGA투어 1승을 거둔 선수가 받을 수 있다고 추정한 평균 액수가 그렇다. 2016년 당시 켑카는 미국PGA투어에서 1승(2015년 웨이스트매니지먼트)을 거두고 있었다.

2016년 켑카는 투어 상금으로 330만달러(39억원), 이듬해는 560만달러(66억원)를 획득했고, 또 클럽을 사용하지 않을 뿐이지 나이키와의 계약은 유지된 상태였다. 따라서 당시 상금의 10%가 되지 않는 액수를 받고 원하지 않는 클럽을 사용하느니 좋은 성적을 내는 쪽으로 베팅했던 것으로 보인다.

계약에 따라 해당 브랜드의 각종 이벤트에 얼굴을 내미는 것을 원치 않는 것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클럽 계약을 맺은 선수들은 해당 브랜드의 각종 광고와 이벤트에 참석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연간 평균 12~15일로 파악하고 있다. 이동을 위한 시간까지 합치면 그 두 배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켑카는 CJ컵에 출전하기 전 2주 동안은 손에 클럽을 잡지 않았다고 했다. 골프 이외의 개인적인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이라고 켑카와 인터뷰를 했던 기자는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클럽 계약을 한다면 켑카는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오픈 마켓에서는 연간 300~700만달러(35~83억원)사이로 본다. 골프닷컴이 복수의 골프 용품 마케팅 담담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보낸 기사에 따른 수치다. 이 기사에서는 '300~400만달러(35~47억원) 사이가 현실적'이라면서도 '메이저 대회 4승의 선수가 받아들이기에는 적은 액수'라고도 했다.

캡카는 우드류는 테일러메이드, 하이브리드는 나이키, 아이언은 미즈노, 웨지와 볼은 타이틀리스트, 퍼터는 스카티 카메론을 사용한다. 캡카는 자신이 어떤 클럽을 사용하는 지 언급되는 것을 꺼리며 골프백 사진을 찍는 것도 거부한다.

[노수성 마니아리포트 기자/cool1872@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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