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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동계올림픽, 4년마다 비난받는 빙상연맹

2018-01-25 07:53

노선영(사진 왼쪽)을 비롯한 팀 추월 대표팀의 훈련 모습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노선영(사진 왼쪽)을 비롯한 팀 추월 대표팀의 훈련 모습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동계올림픽은 4년마다 찾아온다. 그때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향한 스포츠 팬들의 불만과 분노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도자는 선수를 때렸고 연맹은 폭행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청와대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어처구니없는 행정 실수 때문에 올림픽 개막을 눈앞에 두고 출전이 무산된 선수도 나왔다.

지난주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간판 스타 심석희가 대표팀 코치로부터 손찌검을 당해 진천선수촌을 이탈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심석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선수촌을 방문한 지난 17일 자리에 없었다. 연맹은 청와대에 심석희가 독감에 걸려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23일에는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경기 출전을 준비하던 노선영이 날벼락을 맞았다. 연맹의 미숙한 행정 탓에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팀 추월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는 반드시 개인 종목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을 연맹이 뒤늦게 인지한 것이다.

연맹은 작년 10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앞서 기준 기록만 통과하면 팀 추월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는 ISU의 답변을 받았지만 ISU가 지난 10일 개인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만이 팀 추월에 나설 수 있다고 뒤늦게 알려왔다고 해명했다.

연맹은 ISU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책임을 ISU에 돌렸지만 연맹 내 누구도 문서로 남아있는 올림픽 출전선수 규정을 숙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연맹의 사후 대처도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노선영은 지난 2016년 4월 골육종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故 노진규의 친누나다.

노선영은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진규는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당했고 나는 금메달 만들기에서 제외당했다", "4년 전 연맹은 메달 후보였던 동생의 통증 호소를 외면한 채 올림픽 메달 만들기에 급급했고 현재 메달 후보가 아닌 나를 위해선 그 어떤 노력이나 도움도 주지 않는다", "나와 내 동생,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사과는 커녕 책임 회피하기에만 바쁘다.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빙상연맹'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이처럼 부정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파벌 논란이 들끓었다. 2010년에는 파벌이 같은 선수끼리 서로 국가대표가 될 수 있도록 밀어주는 '짬짜미' 파문이 벌어졌다.

이같은 오랜 병폐 때문에 쇼트트랙 국가대표였던 안현수는 한국을 떠나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그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자 연맹의 과거 행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4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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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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