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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태연의 약속 "멀리 안 가고 오래오래 노래할게요"

[노컷 리뷰] 태연과 보낸 특별한 180분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

2017-12-25 15:37

소녀시대 태연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첫 크리스마스 단독콘서트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을 열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소녀시대 태연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첫 크리스마스 단독콘서트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을 열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는 오래오래 노래할 겁니다. 멀리 안 가고, 옆에서… 노래 열심히 하고 음악 열심히 하고 그럴게요."

오래 보며 친분을 쌓았고, 함께 곡 작업을 하면서 음악적으로도 교류해 왔던 동료가 떠난지 단 며칠도 흐르지 않은 상황. 소녀시대 태연은 3일 동안 크리스마스 단독콘서트를 해야 했다. 여기저기서 그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태연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자신을 위해 할애한 팬들을 위해, 내내 흔들림 없는 멋진 공연을 펼쳤다.

24일 오후 4시,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태연의 첫 크리스마스 단독콘서트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나온 태연은, 지난 12일 발매한 새 미니앨범 '디스 크리스마스-윈터 이즈 커밍'의 1번 트랙이자, 이날 공연과 동명인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으로 문을 열었다.

◇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태연이 고른 캐럴은

'디스 크리스마스-윈터 이즈 커밍' 발매를 기념해 마련된 공연이었던 만큼, 앨범 신곡은 물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는 캐럴이 공연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본 공연에서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 '크리스마스 위드아웃 유', '쉿', '렛 잇 스노우', '겨울나무' 등을 선보였고, 앵콜 첫 곡으로는 소녀시대 태티서 겨울 앨범 타이틀곡 '디어 산타'를 골랐다. 이후 새 미니앨범 수록곡 '캔디 케인'과 타이틀곡 '디스 크리스마스'를 열창했다.

소녀시대 서현이 게스트로 참여해 소녀시대 태티서 앨범에 실린 '겨울을 닮은 너'와 '메리 크리스마스'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합동 무대는 두 사람의 음색과 화음이 돋보여 태연 솔로 무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소녀시대 태연이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에서 노래하고 있는 모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소녀시대 태연이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에서 노래하고 있는 모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밖에도 태연은 '해브 유어셀프 어 메리 리틀 트리스마스', '마이 그로운 업 크리스마스 리스트', '홀리 졸리 크리스마스' 등 직접 고른 캐럴 무대를 꾸몄다. 팬들은 라이트가 든 풍선을 흔들며, 산타 모자를 쓰고 루돌프 코를 붙인 모습으로 태연의 노래에 화답했다.

태연은 단체로 산타 모자를 쓴 팬들을 보고 "너무 귀엽다. 아니 누가 이런 생각을 했지?"라고 말했다. "디어 산타 내 얘길 들어줘요"라고 시작하는 '디어 산타' 가사를 언급하며 "지금 내 얘기를 들어주는 산타가 이렇게나 많이 있었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 잔잔한 '와이'부터 퍼포먼스 돋보인 '굿 띵'까지

이날 공연 세트리스트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송뿐 아니라 그동안 발표한 앨범에 실린 곡들도 포함돼 있었다. '일레븐 일레븐', '레인', '쌍둥이자리' 등 발라드부터, '이레이저', '나잇', '굿 띵', '핸즈 온 미' 등 댄서들과 같이 한 퍼포먼스가 부각되는 무대가 고루 배치됐다.

'디스 크리스마스-윈터 이즈 커밍'의 수록곡 '쉿' 무대에서는 보컬리스트로서나 퍼포머로서나 흠 잡을 데 없는 데뷔 10년차의 내공이 느껴졌다. 시인 원태연이 가사를 붙인 레트로 팝 R&B 장르의 '쉿'은, 산타가 숨긴 선물을 찾는 모습을 담은 곡이지만, 무대에서는 좀 더 섹시한 느낌이 강조됐다. 리드미컬한 곡의 포인트를 살려 불렀던 태연은 후반부 폭발적인 고음 애드립으로 곡을 마쳤다.

첫 날 공연에서 "재지한 곡을 한번쯤은 앨범에 실어보고 싶었다"고 밝힌 태연은 이날도 "곡이 공개되고 나서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제 나름대로 해석해 봤다"고 말했다.

키보드 2, 기타 1, 베이스 1, 드럼 1, 브라스(색소폰 1·트럼펫 1·트럼본 1)로 구성된 밴드는 라이브 연주로 각 곡과 무대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태연은 '커버 업' 무대 후 밴드 멤버들을 한 명씩 소개했고, 이들은 현란한 연주로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 "우리는 한 공간에 있으니까"… '외롭지 않은' 크리스마스

소녀시대 태연이 지난 22일부터 3일간 계속된 첫 크리스마스 단독콘서트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을 마쳤다. (사진=김수정 기자)
소녀시대 태연이 지난 22일부터 3일간 계속된 첫 크리스마스 단독콘서트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을 마쳤다. (사진=김수정 기자)
길게는 10년 동안 봐 왔을 정든 팬들과의 자리여서 분위기는 편안했다. 태연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자신과 함께 보내기 위해 발걸음해 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한편, 무대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자못 진지하게 밝혔다.

태연은 붉은 드레스 차림으로 "제 성에 와 주신 여러분 너무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그는 각 층 팬들에게 인사를 하며 "공연장이 생각보다 높아서 (3층은) 저를 오늘 멀리서 지켜보실 텐데, 얼마나 높은가 어떤 시야로 저를 보시나 궁금해 아까 올라가봤더니 약간 무섭더라. 그래도 우리는 한 공간에 있으니까, 오늘 저와의 시간 뜻깊고 따뜻하고 외롭지 않게 공연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던 공연 당일 '레인'을 부르게 된 것에 대해서는 "하늘이 도와주는구나! 오늘 '레인' 멋지게 부르라고 하늘에서 비가 내려줬다"며 만족해 했다. 또한 "제가 공연하는 3일 동안이 가장 따뜻하다고 한다. 너무 신기하게도"라며 "비 오는 날 '레인' 부르고, 여러분들과 밴드와 같이 있고,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제가 좋아하는 게 다 있다. 계속 같이 합시다"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23일부터 이틀째 콘서트 게스트로 온 서현 덕분에 토크가 한층 더 풍성해졌다. 두 사람은 곡을 부르는 도중 서로를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몇 번이나 포옹을 나눠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소녀시대 막내'라고 자신을 소개한 서현은 최근 미국에 들러 티파니를 만나고 함께 디즈니랜드에도 다녀왔다는 근황을 전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 2층 관객석에 있었다는 그 역시 "역시 팬들이 짱!"이라고 팬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태연은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콘서트 게스트로 와 준 서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태연은 "(첫 날은) 어떻게 공연을 혼자 했나 싶었다. 누군가 나와 같이 말을 맞춰주고 대화해 준다고 생각하면,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느낌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태연과 서현은 각자의 새해 소망을 말하는 것으로 토크를 마무리했다. 태연은 또 다른 새로운 앨범을 들려드리는 것, 크리스마스를 의미 있게 보내는 것, 건강한 것을, 서현은 정신적으로 여유롭게 사는 것과 스페인 가 보기를 들었다.

◇ 태연 곁 지킨 트리는 故 종현의 선물… "다정하고 멋진 친구였다"

앵콜 무대 후 항상 태연 곁을 지키던 미니 트리는 故 샤이니 종현이 선물한 것이었다. (사진=태연 인스타그램)
앵콜 무대 후 항상 태연 곁을 지키던 미니 트리는 故 샤이니 종현이 선물한 것이었다. (사진=태연 인스타그램)
태연은 이날 공연에서 앵콜 이후 무대에서 3일 내내 자신의 옆을 지켰던 미니 트리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이벤트에서 팬들이 태연 옆에 있던 트리를 달라고 외치자 "트리는 제가 갖게 해 주세요. 이 트리는 저의 소중한 친구가 선물해 준 트리"라고 말문을 열었다.

"얼마 전에 멀리 여행을 떠난 우리 친구가 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줬던 트리에요. 오늘 꼭 소개를 하고 싶었거든요. 제가 3일 내내 공연을 하면서 이 시간에 제 옆에 이렇게 두고 공연을 마무리를 하고 그랬어요. 공연장 내내 옆에 있어 준 트리죠. 제 생각에는 듀엣곡을 제안하려고 미리 작년 크리스마스 때부터 뇌물 공세를 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웃음) 그만큼 굉장히 로맨틱하고 다정하고 마음이 따뜻한, 나눌 줄 아는 그런 친구였어요. 굉장히 블링블링 빛나는 예쁜 멋진 친구였고, 덕분에 저는 크리스마스가 아니어도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꾸준히 트리를 켜 놓고 반짝반짝 빛낼 수 있는 것 같아요."

트리는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故 샤이니 종현의 선물이었던 것. 태연은 고인이 지난 4월 발매한 두 번째 소품집의 타이틀곡 '론리'를, 지난 2014년에는 'SM 더 발라드'라는 유닛으로 '숨소리'를 함께 불렀다. 새 앨범을 내거나 콘서트를 하면 SNS에 자체 홍보를 하거나 공연을 직접 찾는 등 꾸준히 음악적으로 교류해 온 친구였다.

태연은 첫 날 공연 시작 전 "서로 닮았기에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싶었던 소중한 우리 종현이. 더 이함 함께할 수 없는 현실이 슬프고 가슴이 먹먹합니다. 여러분도 종현이와 그의 음악을 함께 기억해주시고 종현이를 기억하며 종현이가 외롭지 않게 종현이가 있는 곳까지 제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노래하겠습니다. 함께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띄워 고인을 추모한 바 있다.

태연은 최근 큰일을 겪은 것에 대해 팬들이 걱정할 테니, 믿고 안심할 수 있을 만한 공약을 해 보라는 어머니의 조언을 전하면서 "저는 오래오래 노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드리는 공약도 어떻게 보면 매 무대마다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오늘은 조금 더 무게감과 진심을 담아서… 오래오래 노래할게요. 약속 꼭 지킬게요. 사랑합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3일 동안 팬들이 준비한 손팻말 (사진=태연 인스타그램)
3일 동안 팬들이 준비한 손팻말 (사진=태연 인스타그램)
"3일 내내 안 울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 한 태연은 "이렇게 약속을 하나 말씀 드리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책임감도 생기고"라며 "책임감, 무게감, 서로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우리 오래오래 만났으면 좋겠다. 우리 오래 가자!"라고 외쳤다.

"저를 보러 와주신 것도 저를 좋아해주시는 것도 전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만난 스태프들도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오늘 이 시간에 저를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 함께해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인 것 같고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인 것 같아요. 여러분과는 평생 슬픔과 기쁨과 여러 가지 감정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요. 올해 소녀시대가 10주년이었어요. 그래서 함께 해 준 10년 동안 우리 멤버들한테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 꼭 하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제가 여기 있어요."

'정말 마지막 곡'이었던 '커튼콜' 무대와 공연 마지막을 알리는 영상 상영이 끝나고도 팬들은 대부분 자리를 뜨지 않고 '리앵콜'을 외쳤다. 태연은 다시 나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3시간을 꽉 채운 태연의 첫 단독콘서트 '더 매직 오브 크리스마스 타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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