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에 6-7로 패했다.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노렸던 두산은 고비를 넘지 못하고 1승 4패로 한국시리즈를 마감했다.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이날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니퍼트는 지난 1차전에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 호투로 팀의 5-3 승리를 견인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5차전에는 KIA 타선에 철저히 무너졌다. 5⅓이닝 동안 만루 홈런 1개 포함 9피안타 1볼넷 5탈삼진 7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위기는 있어도 잘 버텼던 니퍼트는 3회초 대거 5실점 했다. 그리고 6회초 1사 이후 김민식과 김선빈에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1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후속 투수 함덕주가 이명기에 적시타를 내주면서 니퍼트의 실점은 7점으로 늘어났다.
두산의 패배에는 지난해 강력함을 뽐내던 '판타스틱4'의 부진이 가장 컸다.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2016시즌 70승을 합작하며 '판타스틱4'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리고 NC 다이노스와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나란히 호투를 펼치며 두산이 4차전 만에 우승을 확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가을야구에서는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NC와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불안함을 노출한 선발진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장원준이 2차전에서 7이닝 4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KIA 양현종과 함께 명품 투수전을 펼친 것이 마지막이었다. 3차전 선발로 나섰던 보우덴은 보크라는 치명적인 실수까지 범하며 4이닝 5피안타 3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판타스틱4'의 마지막 주자 유희관도 아쉬움을 남겼다. 6⅓이닝 7피안타 4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두산 타선은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당 12.5득점이라는 경이로운 타격감을 뽐냈다. 특히 중심타선의 집중력이 빛났다. 3번 타자 박건우는 13타수 6안타로 타율 0.462를 기록했다. 홈런도 1개 있었고 5타점을 챙겼다. 4번 타자 김재환은 홈런 3개 포함 9타점을 챙기며 타율 0.471로 불방망이를 뽐냈다.
무엇보다 오재일의 활약이 빛났다. 오재일은 NC와 치른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연타석 홈런 등 4개의 아치를 그리며 무려 9타점을 챙겼다.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그리고 타율 6할 5홈런 12타점으로 플레이오프 MVP까지 차지했다. 민병헌과 최주환도 만루 홈런을 터트리는 활약으로 두산의 화력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런 '핵 타선'도 한국시리즈에서는 KIA 마운드 공략에 애를 먹었다. 박건우와 김재환, 오재일은 간간이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했지만 플레이오프 때처럼 집중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분명 기대한 모습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안방마님 양의지는 이날 5회초 안타를 때려내기 전까지 14타수 무안타 침묵에 빠져있기도 했다.
두산의 타선은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0-7로 끌려가던 7회말 양의지의 안타를 시작으로 5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2점을 따라갔다. 김재환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오재일, 닉 에반스의 연속 안타와 최주환의 내야 땅볼로 4점을 더 추가해 6-7까지 쫓아갔다.
그러나 끝내 역전까지는 일궈내지 못했다. 8회말 선두타자 국해성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민병헌과 오재원이 삼진에 그쳤다. 그리고 박건우도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반전 드라마를 노렸던 두산. 하지만 베어스의 드라마는 결국 슬픈 결말로 막을 내렸다.
잠실=CBS노컷뉴스 송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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