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날카로운 발톱' 드러낸 임기영, 그의 첫 제물은 늘 두산이었다

첫 KS에서 승리 투수…데뷔 첫 승과 선발승도 모두 두산 상대로 수확

2017-10-29 17:33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임기영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임기영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기대는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로 잘 던질 줄 몰랐다. KIA 타이거즈가 '영건' 임기영의 호투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임기영은 생애 첫 가을야구, 그것도 가장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며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KIA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5-1로 제압했다. 1차전 패배 이후 3연승을 달린 KIA는 3승 1패로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타선의 폭발력이 다소 떨어진 상황에서 마운드가 KIA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시작을 알렸다. 양현종은 2차전에 선발 등판해 한국시리즈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투구로 완봉승을 거뒀다.

3차전은 팻딘이 책임졌다. 팻딘은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3실점 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그리고 임기영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임기영은 이날 5⅔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내줬지만 삼진 6개를 솎아내면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 승리까지 챙겼다. 두산과 인연이 많은 임기영이 또다시 곰을 제압한 것이다.

임기영과 두산의 인연은 그가 한화 이글스에 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기영은 2013년 5월 17일 두산전에서 선발 윤근영에 이어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데뷔 첫 승(구원승)을 신고했다.

임기영은 이후 한화와 FA 계약을 맺은 송은범의 보상 선수로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었지만 KIA가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데려왔다. 임기영은 군 복무를 마친 뒤 KIA에서 착실히 선발 수업을 받고 한자리를 꿰찼다.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임기영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4회말 2사 때 호수비를 펼친 유격수 김선빈을 향해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임기영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4회말 2사 때 호수비를 펼친 유격수 김선빈을 향해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큰 기대 속에 출발한 2017시즌. 공교롭게 그의 첫 선발승 제물도 두산이었다. 임기영은 올해 4월 12일 두산과 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1자책점)으로 시즌 첫 승이자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임기영은 기세를 몰아 다음 등판이었던 4월 18일 수원 kt위즈전에서는 완봉승까지 기록했다. 미래를 내다본 KIA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만난 두산. 임기영은 또다시 두산을 자신의 첫 기록 제물로 삼았다. 가장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말이다.

임기영은 타선의 도움으로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1회말 2사 이후 박건우에 2루타를 내줬지만 4번 타자 김재환을 1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위기도 있었다. 3회말 1사 이후 민병헌과 오재원에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앞선 타석에서 2루타를 날린 박건우를 132km짜리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한숨 돌렸다. 이어 김재환도 2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임기영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아웃 카운트 2개를 침착하게 잡아냈다. 그러나 오재일의 타구를 처리하던 우익수 이명기의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를 허용했다. 그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투구수 81개를 기록하고 심동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심동섭은 최주환에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김윤동이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졌다.

전반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폐렴으로 인해 부침을 겪었던 임기영.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은 앞선 부진을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호랑이 군단의 우승 꿈은 더욱 커졌다.

잠실=CBS노컷뉴스 송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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