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라운드 시작 전 하기원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하기원은 GTOUR가 출범한 2012년부터 단 한 대회도 빼놓지 않고 모든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서는 이번 대회 전까지 6개 대회에 출전해 세 차례나 컷탈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차분한 경기력으로 몇 차례 우승권에 들면서 가능성을 보인 만큼 늘 기대주로 꼽히던 선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지난 2차 대회에서 40대의 관록을 자랑하며 생애 첫 승을 달성한 김낙인. 특유의 유쾌함으로 갤러리는 물론 함께 플레이하는 선수들까지 웃음짓게 만드는 김낙인은 경기 전 카메라를 발견하고는 활짝 웃어보였습니다.
퍼팅 연습일 뿐인데도 퍼트를 집어넣고는 우승 당시 했던 세리모니를 보여줍니다. 지난 우승으로 자신감이 많이 붙은 모습입니다. 김낙인은 상승세를 이어 2연승에 도전했습니다.
하기원은 이날 보기 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2타 차 공동 7위로 출발한 하기원은 전반에 버디 3개, 이글 1개로 5타를 줄이며 선두를 무섭게 추격했습니다. 경쟁자들이 무너지는 사이 하기원은 후반 들어 버디 3개를 추가하며 선두로 올라섰고 17번까지 2타 차 선두로 앞서 나가면서 무난하게 우승을 가져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생애 첫 우승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김낙인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극적으로 샷 이글을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로 올라선 것입니다. 갤러리들의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를 받은 김낙인은 우승했을 때보다 더욱 격한(?) 세리모니를 선보였습니다.
하기원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에 성공해야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파온에 실패하면서 파에 그쳐 승부는 연장전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합계 14언더파 274타.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 첫 홀. 하기원과 김낙인은 무난하게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렸습니다. 김낙인은 홀까지 9m를 남겨뒀고 하기원은 5m 거리지만 슬라이스 경사가 있어 승부를 쉽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승리의 여신은 하기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낙인이 버디 퍼트를 빠뜨리며 파에 그친 반면 하기원은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파 퍼트로 마무리한 김낙인은 준우승을 자축하는 세리모니를 선보였습니다. 이제는 김낙인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세리모니입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멋진 경기를 펼쳤고 명승부를 만들어냈기에 박수를 받아 마땅했습니다. 공동 4위로 출발한 김낙인은 이날 버디 6개와 이글 1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6타를 줄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우승을 놓친 아쉬움울 온몸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하기원과 악수를 하고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습니다. 마지막까지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김낙인입니다.
늘 하기원에게 힘이 돼 줬던,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릴 동료들. 바로 '세븐언더(7 Under)'입니다. 세븐언더는 군입대한 김민수(25.볼빅), 리치, WGTOUR 김지민(26.온네트) 등 6명으로 구성된 골프팀입니다. 함께 연습하고 힘을 북돋우기 위해 자체 결성한 팀이지만 이제 스폰서까지 얻으면서 자선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준우승한 김낙인이 우승자 하기원을 위해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김낙인은 트럼펫 연주로 진심을 담은 축하를 전하며 시상식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한 김낙인. 정수기용 생수통으로 축하를 하는 '남다른 클라스'를 보여줬습니다. 축하의 물 세례인지 분노의 물 세례(?)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GTOUR 출전 2년 9개월만에 마침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하기원. 하기원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1200만원을 획득하며 상금랭킹 7위로 올라섰습니다. 올시즌 목표였던 상금랭킹 톱10을 달성한 하기원은 이제 2승을 향해 달려갑니다.
하기원은 "첫 우승을 한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김낙인 선수가 샷감이 좋았기 떄문에 준우승하더라도 후회 없는 플레이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어 "상금랭킹 톱10 목표를 달성했으니 남은 두 개 대회에서는 톱5에 드는 걸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습니다.
[r201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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