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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열의 백스톱]다저스 선발진 9명 가동은 부상 때문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중 선발투수 9명 운용하는 다저스 투수들 부상으로 난맥상

2013-05-10 15:58

[문상열의 백스톱]다저스 선발진 9명 가동은 부상 때문
[마니아리포트 문상열]LA 다저스는 국내 팬들에게 류현진의 입단으로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집중조명을 받는 팀이 됐다. 류현진 외에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렌키 등의 동정도 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시범경기 때 다저스는 8명의 선발투수가 있었다. 커쇼, 그렌키, 류현진, 조시 베켓, 채드 빌링슬리, 에런 해랑, 크리스 카푸아노, 테드 릴리 등이었다. 8명 가운데 에이스 커쇼와 그렌키를 제외하고 3명을 추린다며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오프시즌 포스팅시스템으로 영입한 류현진도 예외가 아니었다.

게다가 미국 언론은 류현진의 장거리 달리기 꼴찌와 담배피는 것을 연관시키며 묘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이어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자 “미국야구에 적응해야 한다. 시즌을 불펜에서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다”는 다소 비난적인 충고를 서슴없이 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후반 류현진이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된 피칭을 과시하자 불펜설은 잠잠해졌고, 채드 빌링슬리, 잭 그렌키의 부상 덕에 제2선발로 데뷔전을 치렀다.

다저스는 시즌에 들어가면서 선발진 가운데 한 명인 우완 애런 해랑을 같은 지구의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했다. 모두가 바라던 시나리오였다. 다저스는 연봉 7백만달러 가운데 425만달러를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로키스는 잔여 연봉도 부담이 됐다. 한 차례도 마운드에 세우지 않고 지명할당(Designated for assignment)으로 공시한 뒤 시애틀 매리너스로 다시 트레이드했다. 로키스는 해랑의 잔여 연봉 가운데 125만달러를 책임지는 조건이다.

사실 로컬 미디어들은 해랑과 카푸아노를 한번도 기용하지 않자 트레이드를 시키라고 압력을 넣었다. 그러나 해랑의 트레이드 이후 다저스 선발진은 갑작스럽게 난기류에 휩싸였다. 야구는 정말 알 수 없다는 것을 새삼 실감케 했다. 먼저 그렌키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카를로스 퀜틴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면서 벤치클리어링 싸움으로 번져 왼쪽 쇄골 부상을 입었다. 2개월 결장. 이어 불펜 롱맨에서 2013년 선발 데뷔전에 나선 카푸아노가 등판하자마자 난타를 당한 뒤 수비도중 종아리 부상으로 선발투수로는 두번째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

세번째로 빌링슬리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로 나가 떨어졌다. 빌링슬리는 지난해 8월에도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일으켜 수술여부가 의심을 받았으나 본인이 수술을 택하지 않고 재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결국 선발 2경기 만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기자들은 돈 매팅리 감독에게 “지난해 부상을 입었을 때 왜 수술을 하라고 권유하지 않았느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그러자 매팅리 감독은 “내가 메디컬까지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니다. 그 결정은 구단에서 판단하는 것이다”라며 프런트에 화살을 돌렸다. 지난 해 8월 부상 때 수술을 받았다면 오는 9월에는 무난히 복귀할 수도 있었기에 전력에 큰 마이너스가 된 게 사실이다.

빌링슬리가 팔꿈치 수술로 예고된 선발 등판날 빠지게 되자 다저스는 트리플A에서 우완 스티븐 파이프를 부랴부랴 불렀다. 파이프는 4월 22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4.2이닝을 던졌다. 투구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2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시즌 두번째 선발로 예고돼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오른쪽 어깨 염증으로 15일자 DL에 올랐다. 다시 트리플A에서 유망주 맷 매길을 호출했다. 매길은 28일 데뷔전에서 6.2이닝 4안타 2실점 7삼진으로 호투했지만 불펜투수들이 난조를 보여 승리는 작성하지 못했고, 팀은 4-6으로 패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즌 초반 1개월도 안된 사이 9명의 선발투수를 기용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것도 선발경쟁 대상이었던 해랑은 다저스 마운드에 서보지도 않고 떠났다.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1개월 사이에 9명의 선발진을 운영한 곳은 다저스 뿐이다. 오프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구단으로 8명의 선발진으로 경쟁을 부추겼던 팀이다. 바로 야구가 알 수 없다는 얘기가 이래서 나온다. 매팅리 감독은 투수들의 잇단 부상에 “도대체 몇 명을 갖고 시작해야 5인 로테이션을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장탄식을 했다.

보통 각 팀들은 시범경기 때 5인 로테이션을 구축하고 보험용 선발 1명 정도를 확보한다. 돌발적인 부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시범경기까지는 무사히 넘어갔다. 막상 시즌 뚜껑을 열면서 부상자들이 속출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초반에 선발공백을 메우려는 트레이드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다저스가 초반 선발투수들의 부상병동을 딛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지 그게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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