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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타자는 최형우' 그럼 최고의 클러치 히터는?

2017-08-21 13:00

'최고 타자는 최형우' 그럼 최고의 클러치 히터는?
중심 타자의 덕목은 뭐니뭐니 해도 타점이다. 아무리 누상에 주자가 많이 나가도 홈으로 들어오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그래서 3~5번 팀의 중심 타자들을 의미하는 클린업 트리오(cleanup trio )는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없앤다는 뜻이다. 1, 2번 테이블 세터가 밥상을 차리면 깨끗하게 먹어치워야 하는 것이다.

다만 타점도 팀 승리에 기여할 때 가치가 더 높아진다. 크게 이기거나 지고 있을 때와 접전 상황에서 나오는 타점은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팀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타는 순도가 가장 높을 테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타점 부문에서는 최형우(KIA)의 독주다. 21일 현재 104개로 2위 최정(SK)와 12개 차로 넉넉히 앞선 1위를 달린다. 4년 연속 100타점 이상으로 KBO 리그 선수 중 최근 가장 많은 타점을 생산해내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해도 144타점으로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올해 득점권 타율도 최형우는 4할9리로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1위는 팀 동료 김선빈(.435), 2위는 한화 김태균(.430)이다.

'최고 타자는 최형우' 그럼 최고의 클러치 히터는?
하지만 팀에 승리를 안긴 결승타 1위는 최형우가 아니다. '공룡 군단'을 이끄는 나성범(NC)이다. 올해 14개의 결승타를 날리며 최형우에 2개 앞서 있다. 최형우는 두산 4번 타자 김재환과 함께 공동 2위(12개)다.

사실 결승타는 KBO 시상 부문은 아니다. 1982년 원년 무렵 초창기에는 승리타점 부문 시상이 이뤄졌지만 1990년부터 폐지됐다. 대신 최다 안타 부문이 신설됐다.

경기 막판 접전 상황뿐 아니라 1회 선제 타점 등 긴장감이 덜한 경기 초반 결승타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여기에 볼넷이나 땅볼, 뜬공도 해당되기에 '결승타'라는 용어를 붙이기 민망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이저리그(MLB)나 일본도 1980년대 공식 기록에 포함시켰던 결승타를 1988년 뺐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승타는 단어가 주는 긴장과 짜릿한 어감 때문에 기사에 많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타자들도 항상 승부처에서 극적인 결승타를 꿈꾼다. "많은 타점을 올렸어도 팀이 지면 소용이 없다"는 인터뷰는 자주 나오는 레퍼토리다.

'최고 타자는 최형우' 그럼 최고의 클러치 히터는?
그래서 결승타는 중심 타자들의 장외 레이스다. 나성범은 "중심타자는 선취점이나 승부처 점수를 내는 역할"이라면서 "사실 결승타는 시상 부문이 아니지만 경기에서 중요할 때, 팀이 위기에 있을 때 이를 만들어주는 게 스타"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사실 나성범은 올해 타점 11위(76개)에 머물러 있다. 부상 등으로 95경기만 소화해 최형우(109경기), 김재환(112경기)보다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결승타는 14개로 시즌 1위, 지난주도 나성범은 팀이 2승4패로 허덕인 상황에서도 2개의 결승타를 날려 2승을 책임졌다.

그만큼 승부처에서 강했다는 뜻이다. 2015시즌 결승타 1위(22개)를 차지했던 나성범은 2014년에도 4위(12개), 지난해는 황재균(샌프란시스코)에 2개 차 2위(15개)에 올랐다. 나성범은 2013년부터 74개의 결승타로 KBO 리그 최다를 기록 중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2년 만의 결승타 1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최형우의 클러치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워낙 타점 생산 능력이 빼어난 데다 올해 승부처에서 자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3년 15개의 결승타로 리그 1위였던 최형우는 2015년에도 18개의 결승타를 때려내 나성범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해는 9개에 그쳤지만 올해 12번이나 날려 KIA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최고 타자는 최형우' 그럼 최고의 클러치 히터는?
김재환은 후반기 복병으로 떠올랐다. 전반기 김재환은 8개의 결승타를 날려 나성범, 최형우에 3개 차로 뒤져 있었으나 후반기에만 4개를 기록했다. 3개의 나성범과 1개의 최형우보다 후반기 페이스가 좋다.

후반기 두산 상승세의 중심에 있는 선수가 김재환이다. 전반기 82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 21홈런 61타점을 올린 김재환은 후반기 30경기 타율 3할9푼1리 10홈런 29타점으로 더 뜨거워졌다. 김재환은 지난해도 결승타 3위(13개)로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최형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KBO 최고의 클러치 타자는 나성범이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여기에 후반기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김재환도 쟁탈전에 나선 모양새다.

더군다나 이들 세 팀은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 3명 중심 타자의 활약 여부에 따라 가을야구 대진이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올해 KBO 리그에서 승부처에 가장 강한 해결사는 누가 될까.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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