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언론은 1970년대 외국 스키 문화를 본격적으로 들어온 뒤 이 말을 쓰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71년 2월20일자 ’부쩍는 스키어骨折(골절)‘ 기사에서 ’스키사고의 일반적인 원인은 구두와 스키를 매는 바인딩에 결함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라고 전했다. 오늘날의 스키 부츠를 당시 기사에서는 ‘구두’라고 표현했다. 스키 장비에 관한 전문 용어가 지금처럼 익숙하지 않았던 독자들에게 장치의 역할을 일상적인 말로 전달하려는 표현으로 읽을 수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바인딩이 등장한 맥락이다. 이 기사는 장비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키 사고와 골절의 원인을 다루면서 바인딩의 결함을 언급했다. 즉, 국내 언론에서 바인딩은 적어도 이 시기에 스키의 편의성뿐 아니라 안전과도 연결된 장비로 소개되고 있었다.
바인딩의 발전 과정 역시 이러한 중요성을 보여 준다. 초기의 바인딩은 부츠를 스키에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스키가 스포츠로 발전하면서 적절한 조건에서 부츠가 분리되는 이탈 기능이 중요해졌다. 오늘날의 알파인 스키 바인딩은 고정과 이탈이라는 두 가지 요구를 함께 충족하도록 설계된다.
이처럼 바인딩은 단순히 부츠를 고정하는 부품이 아니라, 인간의 움직임과 스키의 움직임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초기 바인등은 가죽 끈이나 나무뿌리 등을 이용해 부츠의 앞부분을 스키에 고정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이후 뒤꿈치를 잡아 주는 구조가 발전하면서 스키어는 스키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바인딩의 변화는 스키 기술의 변화와 맞물려 있었다. 발을 스키에 연결하는 방식이 달라지자 스키어는 다리의 힘을 더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고, 회전과 활강을 제어하는 능력도 발전했다. 특히 활강 스키에서는 부츠의 앞부분뿐 아니라 뒤꿈치까지 단단히 고정하는 구조가 중요해졌다.
그러나 단단히 묶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스키가 강한 힘을 받거나 넘어지는 순간에도 부츠가 스키에 계속 고정되어 있다면 다리와 무릎에 큰 부하가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바인딩의 역할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한다. 바인딩의 역사를 이해할 때 놓쳐서는 안 되는 변화가 바로 이탈 기능의 발전이다. 초기의 바인딩은 부츠를 스키에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스키가 스포츠로 발전하고 속도가 빨라지면서, 넘어지는 순간 스키와 부츠가 적절하게 분리되는 기능의 중요성이 커졌다.
1930년대 후반에는 이탈식 바인딩이 등장했고, 1950년대에 현대적인 알파인 스키 바인딩이 나왔다. 이후 바인딩은 부츠를 안정적으로 고정하면서도 일정한 조건에서 이탈하도록 설계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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