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선수의 구성과 효율성을 냉정하게 따져볼 때, KBO리그에서 승패를 가르는 절대적인 열쇠는 타자가 아니라 확실한 원투펀치를 구축하는 '2용투' 체제다. 토종 선발진의 층이 두텁지 못한 리그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경기를 길게 책임지며 계산이 서는 투구를 해줄 자원은 오직 외국인 에이스의 몫이기 때문이다. 타자는 타석에서 몇 번의 기회를 맞이할 뿐이지만, 선발투수는 경기 전체의 흐름과 승패를 온전히 지배한다.
라울 알칸타라가 팀의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홀로 지탱했던 발자취는 이를 증명하는 가장 선명한 증거다. 전체 팀 승률이 3할대 중반이라는 암흑기 속에서도 그가 마운드에 오른 날만큼은 승률이 4할 7푼대로 치솟았고, 전년도 역시 위기마다 연패를 끊어내며 실질적인 구원자 역할을 해냈다. 방망이로 승리를 살 수 있다는 프런트의 안일한 오판을 마운드 위에서 온몸으로 막아낸 것은 결국 투수 하나의 묵묵한 투구였다.
화끈한 공격 야구라는 낭만은 마운드의 탄탄한 안정감이 선행될 때만 비로소 실현 가능한 허락된 특권이다. 타선이 집단 부진에 빠지더라도 마운드가 버텨주면 접전의 승부를 가져갈 수 있지만, 마운드가 무너지면 어떤 타격 능력도 무용지물이 된다. 키움의 실패와 알칸타라의 고군분투는 KBO리그에서 성공을 원한다면 타자의 화려함보다 투수의 묵직함에 먼저 눈을 돌려야 한다는 뼈아픈 진실을 다시 한 번 가르쳐주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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