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라자는 2026시즌 전반기 동안 타율 3할을 웃돌고 홈런을 양산하며 한화 타선의 명실상부한 중심축으로 군림했다. 상대 투수들은 그의 빠른 배트 스피드와 정교한 선구안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팀의 상위권 도약을 이끄는 일등 공신으로 찬사를 받았다. 팬들은 그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과거 재계약 불발의 아쉬움을 완전히 씻어내는 듯 보였다.
그러나 무더위가 찾아오고 시즌이 막바지로 향할수록 페라자의 방망이는 거짓말처럼 무거워졌다. 후반기 들어 타율은 1할대 중후반까지 수직 낙하했고, 출루는 고사하고 타이밍조차 맞추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투수들의 철저한 약점 공략과 장기 레이스를 소화할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자마자, 전반기의 화려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2024시즌에도 전반기 맹활약 이후 후반기 체력 저하와 집중 견제에 무너지며 타율이 급감했던 전례가 있다. 학습 효과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듯한 경기력에, 가을야구를 향해 1분 1초가 급한 팀 순위 싸움 속에서 페라자의 부진은 한화 벤치에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결국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어 대타로 밀려나는 신세까지 전락했다.
야구계와 팬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LG 트윈스의 오스틴 딘이나 롯데 자이언츠의 빅터 레이예스,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 같은 타 팀의 성공 사례와 비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반면, 한화는 매번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성향의 영입에 치중하다가 후반기 붕괴라는 뼈아픈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한화가 매년 반복되는 외국인 타자 갈증과 후반기 추락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시적 폭발력에 기대는 스카우트 방식에서 벗어나 리그 적응력과 내구성이 검증된 자원을 찾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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