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9(화)

야구

'감독 교체?' 롯데, 시스템 바꿔야...땜질 처방으로는 암흑기 못 벗어나

2026-06-09 11:27

김태형 롯데 감독
김태형 롯데 감독
툭하면 감독 교체하란다. 대수술을 해야 할 환자가 매번 소화제만 달라고 즈르는 격이다. 성적이 떨어질 때마다 '감독 경질'이라는 가장 손쉬운 카드만 만지작거리는 것은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가 오랜 암흑기를 끊어내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벤치의 수장이 누구냐가 아니라, 구단 전체를 지탱하는 '시스템'의 부재에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뼈대가 주저앉고 있는데 빨간약만 바른다고 병이 나을 리 만무하다. 롯데가 진짜 체질 개선을 하려면 본질적인 시스템부터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가장 먼저 손을 봐야 할 곳은 육성 시스템이다. 매년 유망주를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하고도 주전급으로 키워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선수의 재능 문제가 아니라 구단의 육성 능력 부재다. 주전 라인업에 부상이 생기면 곧바로 대체할 백업 선수가 없어 팀이 통째로 흔들리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퓨처스 리그를 단순히 컨디션 조절용으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확고한 육성 매뉴얼에 맞춰 선수를 길러내는 화수분 야구의 기지로 탈바꿈하는 것이 시급하다.

프런트와 현장의 유기적 협력도 필수다. 감독은 경기를 하는 사람이고, 단장과 프런트는 팀의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이다. 감독이 바뀌더라도 구단이 추구하는 야구의 기조와 프로세스는 굳건히 유지되는 선진국형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 결국 단기 성과주의와의 결별이 핵심이다. 팬들의 뜨거운 관심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당장 눈앞의 1승과 당해 연도 가을야구에만 집착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매년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진짜 리빌딩을 하려면 뼈를 깎는 고통과 시간이 필요하다. 성적이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구단이 올바른 방향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면, 인내심을 갖고 감독과 프런트에게 장기적인 시간을 보장해 주는 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감독 교체는 가장 자극적이고 쉬운 충격요법일 뿐이다. 하지만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아무리 이름값 있는 명장이 지휘봉을 잡아도 똑같은 결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지금 롯데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선장을 찾는 일이 아니라, 배의 녹슨 엔진을 통째로 바꾸는 구단 정체성의 대수술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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