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체육계 안팎을 둘러 싼 형국이 그렇다. 각종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앞둔 ‘체육 대통령’ 회장에 더해, 막말 논란으로 최초 여성 출신 ‘2인자’로 주목 받던 사무총장까지 공석이 된 대한체육회가 대표적이다.
앞서 지난해 9월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도중 불의의 사고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한 중학생 선수의 가족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말 바꾸기 등의 행태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고 나서야 붉어졌다. 더욱이 사건이 은폐된 8개월여 기간 동안 체육회 수뇌부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국제대회 성적 등에 몰두한 게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복수의 지도자들은 "해당 사건은 최근 수 개월 째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관심사 였다"며 "학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대회중 의식을 잃었는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체육회가 왜 존재하는지 분통이 안 터지겠냐"고 반문했다.
사건 발생 후 대한체육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이 달부터 해당 인물의 모든 직무와 권한을 즉시 정지시켰다“며 ”이는 징계 절차에 앞서 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긴급 조치”라고 밝혔다.
논란에 불을 지핀 건 2차 회피 의혹이다. 사무총장 사퇴란 초유의 사건이 붉어지자 해외 일정 중 긴급 입국한 유 회장이 출장이 아닌 가족여행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체육계 여론은 싸늘하다 못해 분노로 가득찼다.

문제의 발단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난 몰라’로 일관해 온 유 회장으로 안일한 조직 관리 인식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스타 선수, 협회장, IOC선수위원 등 그가 늘 누군가의 보좌만 받아 온 온실 속 화초였다는 이유에서다.
더 큰 문제는 회장 본인이 각 종 비리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앞뒀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회장 선거 당시부터 안팎에서 제기된 민형사상 의혹을 모르쇠로 일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당선후 그 어떤 의혹도 말끔히 벗진 못했다.
탁구협회장 재직 당시 유 회장에 대한 비리 의혹은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선거 당시 즉각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취임 후인 7월 체육시민연대 등 4개 단체의 고발에 경찰은 지난해 10월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등이 유 회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유 회장이 해외 출장 일정 등을 이유로 참석을 미루면서 조사 및 시실 관계 확인 등은 연기된 상태다.
익명의 경기단체 관계자는 “유 회장 취임 이후 정치권과 주무부처 등 대외적인 정무적 사안에 대해 특히 민감하게 반응안다는 평이 많았다"며 "이번 사태가 통합체육 시스템 전반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 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주무 부처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사고 경위 등 사태 파악과 더불어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과 향후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의 사태는 미리 대처해야 하지만 정작 실천은 극히 드물다. 비가 쏟아져 집이 무너지고, 둑이 터지고 나서야 큰 일이 났다며 호들갑을 떤다. 스포츠도 그렇다. 멋진 플레이도, 값진 메달도 안전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유정우 마니아타임즈 선임기자
[유정우 마니아타임즈 선임기자 / kedspo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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