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시환은 올 시즌 개막 후 13경기에서 타율 0.145, 0홈런이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남겼다. 특히 48타수 동안 무려 21개의 삼진을 당하며 선구안과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32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로 우뚝 섰던 위용은 온데간데없었다. 김경문 감독 역시 팀의 중심 타자를 빼는 결단이 쉽지 않았겠으나, 지금의 상태로는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냉정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2군행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MLB 진출이라는 시기적 특수성 때문이다. 2026년은 노시환이 포스팅 자격을 얻는 해이자, 사실상의 '쇼케이스' 시즌이다. 이미 한화와 11년 307억 원이라는 초대형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하며 제도적 발판은 마련됐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현장의 평가'에서 감점 요인이 발생했다. MLB 스카우트들은 노시환의 파워뿐만 아니라 리그 적응력과 슬럼프 탈출 능력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포스팅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의 2군행은 스카우트 리포트 상단에 '기복'과 '대처 능력 미흡'이라는 치명적인 의문부호가 적힐 수 있다.
과거 MLB에 진출했던 강정호, 김하성, 이정후 등은 진출 직전 시즌까지 리그를 압도하는 일관성을 보여줬다. 반면 노시환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기술적 결함을 노출하며 스스로 가치를 깎아먹는 모양새가 됐다. 307억 원이라는 몸값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표는 그가 가진 거포로서의 확실성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기 충분하다.
결국 공은 다시 노시환에게 넘어갔다. 2군에서의 열흘이 단순한 휴식이 될지, 아니면 타격 메커니즘을 재정립하는 처절한 반성의 시간이 될지에 따라 그의 미국행 티켓 가격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이다.
MLB 스카우트들의 수첩에 적힌 의문부호를 다시 느낌표로 바꾸지 못한다면, 2026년 겨울 노시환이 마주할 현실은 '꿈의 무대'가 아닌 '국내 잔류'라는 결과일지 모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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