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중은 오랜 시간 롯데의 뒷문을 책임져온 상징적인 존재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켜냈고, 자연스럽게 '마무리는 김원중'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았다. 사실상 성역에 가까운 자리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비시즌 부상 여파로 정상적인 준비 과정을 밟지 못했고, 시즌에 들어와서도 구위와 제구 모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벤치의 변화다. 그에게 더 이상 9회를 온전히 맡기지 않는다.
김원중이 9회 이전에 투입되는 장면은 단순한 변칙 기용이 아니다. 이는 곧 '절대 신뢰의 붕괴'를 의미한다. 마무리는 컨디션이 아니라 역할로 증명하는 자리다. 그 자리에 변동이 생겼다는 건, 이미 경쟁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올라온 투수가 최준용이다. 강력한 구위와 공격적인 투구를 앞세워 최근 세이브 상황을 책임지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단순한 임시 대체자가 아니다. 실제로 9회를 맡길 수 있는 카드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롯데 입장에서 선택지는 분명하다. 이름이 아니라 '현재 상태'로 판단하겠다는 메시지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이미 마운드 위에서 실행되고 있다.
결국 포인트는 하나다. 김원중이 다시 9회를 되찾을 수 있느냐, 아니면 최준용이 새로운 마무리로 자리 잡느냐다. 지금의 흐름은 분명 후자 쪽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다. 물론, 김원중이 구위를 되찾을 때까지 최준용이 임시 마무리를 맡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준용이 계속 마무리 역할을 잘 수행하면 분위기는 변할 수 있다. 프로세계는 그래서 냉혹하다.
마무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증명하는 자리다. 그리고 지금 롯데의 9회는, 더 이상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