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패가 길어질수록 팬들의 시선은 냉정해진다. 타선은 침묵하고, 마운드는 버티지 못한다. 경기 흐름이 한 번 넘어가면 되돌릴 힘조차 보이지 않는다. '믿을 구석이 없다'는 체념이 퍼지는 이유다.
그 와중에 단 한 명, 신인 박정민의 이름이 남았다. 최근 4경기에서 박정민은 결과뿐 아니라 내용으로 버텼다. 첫 등판에서는 주자 두 명을 내보낸 위기 상황에서 연속 범타를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이어진 경기에서는 중심 타선을 상대로 깔끔한 삼자범퇴를 만들어냈다. 세 번째 등판에서는 3개의 삼진으로 1이닝을 막았다. 그리고 4일 경기에서도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단순한 '무실점'이 아니다. 흔들릴 수 있는 순간마다 스스로 위기를 끊어낸, 말 그대로 버티는 투구였다.
그래서 팬들의 외침은 더 거칠고, 더 솔직하다. "다 고마 치아라! 박정민 니만 있으모 된대이." 이 말에는 두 가지 감정이 담겨 있다.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분노, 그리고 무너지는 팀 속에서도 자기 역할을 해내는 투수에 대한 마지막 신뢰다. 누군가를 향한 낭만적인 응원이 아니다. "다 필요 없고, 너라도 막아라"는 절박한 생존의 언어다.
5연패의 어둠 속에서도 롯데 팬들이 사직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박정민만큼은 아직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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