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대로 "8강 가면 뭐하겠노,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 먹었겠지"라는 비판을 들을만 한 참사다. 무득점 침묵과 콜드게임 패배라는 결과는 한국 야구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선발 류현진은 관록으로 버티려 했으나 도미니카의 불방망이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회에만 3실점하며 조기 강판된 이후, 뒤를 이은 불펜진 역시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파워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타선은 더 심각했다. 도미니카 선발 크리스토페르 산체스의 강속구 앞에 한국 타자들의 방망이는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고, 경기 내내 단 2개의 안타만을 기록하며 무기력하게 돌아섰다.
이번 패배는 단순히 '한 경기 못 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KBO 리그가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며 '내수용 축제'에 취해있는 동안, 세계 야구의 흐름은 저만치 앞서 나갔다. 150km 중반대의 강속구가 기본이 된 현대 야구에서 한국 투수들의 구위는 평범해졌고, 정교함마저 잃었다. 타자들 또한 국내 리그용 변화구에는 익숙하지만, 국제 무대의 압도적인 구위 앞에서는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결국 1라운드 통과라는 성적표는 '실력'보다는 '대진운'과 '천행'에 가까웠음이 증명됐다. 8강 진출에 안주해 소고기 파티를 벌이기엔 한국 야구가 흘려야 할 반성의 눈물이 너무나도 깊다. 근본적인 육성 시스템의 변화와 리그 수준의 상향 평준화 없이는 '국제 대회 잔혹사'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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