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초반 흐름은 분명 한국 편이었다.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10안타 8득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체코전에선 홈런 4개를 앞세워 11-4로 압도했다. 셰이 위트컴(휴스턴)의 연타석 홈런은 대표팀 타선의 기세를 상징했다.
일본과의 2차전에서도 비록 6-8로 졌지만, 안타 수(9개)에서 일본(7개)을 앞섰다. 류지현 감독이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한 이유였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그 흐름은 끊겼다. 대만전에서 대표팀이 뽑아낸 안타는 단 4개 뿐이다. 4회까지 1안타로 공격의 활로조차 열지 못했다.
집중력 저하는 플레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3회 김주원(NC)은 선두 출루 후 타이밍을 잘못 읽어 주루사를 범했다. '최고 타자' 위트컴은 5회 무사 1·3루 황금 기회에서 병살타를 쳤고 연장 10회 상대 번트 타구 처리 과정에서 무리한 송구로 무사 1·3루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패배의 근원은 일정 불균형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은 전날 오후 7시 일본전을 마치고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숙소로 돌아왔다. 이튿날 오전 짧은 훈련 후 정오에 곧바로 대만전에 나서야 했다. 반면 대만은 7일 낮 체코를 7회 콜드게임으로 일찌감치 정리한 뒤 충분한 휴식과 타격 조율을 마치고 출전했다.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대회 일정상 대만 역시 나흘 연속 경기를 소화하는 터라 공식적인 불만을 토로하기 어렵다. 그러나 저녁 경기에 최적화된 몸을 하루아침에 정오 경기 체제로 전환해야 했던 한국의 컨디션 조절 실패는 뼈아프다.
흐름을 잃은 한국 대표팀은 남은 일정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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