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데인 더닝은 3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제 역할을 해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송승기, 고우석, 김영규, 조병현, 유영찬으로 이어진 불펜 릴레이가 4⅔이닝 동안 5안타와 9사사구를 허용하며 5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마무리조차 자력으로 해내지 못한 대표팀은 8회말 2아웃 이후 일본 독립리그 소속 투수 2명의 힘을 빌려야 했다.
단기전에서 불펜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승부가 대부분 후반에 갈리는 데다 WBC 조별리그 투구 수 상한선이 65개에 불과해 아무리 호투하는 선발이라도 5회 이후에는 불펜에 공을 넘겨야 한다.
류지현 감독이 해법으로 꺼내 든 카드는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 한국계 우완 라일리 오브라이언이었다. 최고 시속 160km를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지난 시즌 42경기 3승 1패, 6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06이라는 수치를 찍어낸 그는 세인트루이스 불펜의 핵심 자원이었다. 그러나 종아리 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대표팀의 불펜 설계도는 근본부터 흔들렸다.

전날 한신 타이거스전에서는 노경은, 손주영, 고영표, 류현진, 박영현, 김택연이 3회부터 6이닝 무실점이라는 깔끔한 성적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 호투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노경은과 류현진이라는 베테랑의 노련함이 전체 성적을 견인한 측면이 크다. 나머지 투수들의 안정감은 여전히 물음표가 남았다.
류지현 감독은 아직 마운드 보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8명을 선발 혹은 롱맨으로 나머지 7명을 불펜으로 운용하겠다는 큰 그림만 알려진 상태다. 고우석, 조병현, 박영현 등이 불펜 에이스 후보로 거론되지만 오사카에서 드러난 사사구 남발과 극심한 등판 편차를 감안하면 '뒷문 해결사' 확정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오브라이언이라는 안전장치를 잃은 대표팀 불펜이 본선에서 과연 '2006년의 구대성'을 찾아낼 수 있을지 남은 평가전이 그 해답을 줘야 한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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