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1(수)

야구

실패가 죄가 되지 않는 구단 다저스, 자본이 만들어낸 '무오류의 착시'

2026-02-11 18:09

컵스 시절 카일 터커
컵스 시절 카일 터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실패하지 않는 구단이 아니다. 다만 실패가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하는 구단일 뿐이다.

최근 다저스의 영입사는 결코 완벽하지 않았다. 외야 보강을 위해 들여온 마이클 콘포토는 1,7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도 타율 1할대에 머물렀고, 마무리라는 중책을 맡긴 태너 스캇은 4년 7,200만 달러 계약이 무색하게 가을야구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었다. 데이터와 확률을 앞세운 '스마트 베팅'은 여러 차례 빗나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대부분의 구단이라면 이쯤에서 멈춘다.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수정하고, 리스크를 줄인다. 그러나 다저스는 다르다. 이들은 실패를 반성하지 않는다. 실패 위에 더 큰 돈을 얹는다.

이번 비시즌 카일 터커에게 안긴 4년 2억 4,000만 달러 계약은 그 상징이다. 콘포토처럼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가 아니라, 이미 검증된 최상급 기량을 시장 최고가로 사들이는 선택. 여기에 에드윈 디아즈까지 더하며, 다저스는 '이번엔 틀릴 수 없다'는 라인업을 완성했다. 오타니, 베츠, 프리먼, 터커. MVP급 선수들이 줄지어 서는 타선은 전력 강화라기보다 자본의 과시에 가깝다.

다저스의 방식은 단순하다. 확률이 빗나가면, 확률 자체를 더 비싼 값에 다시 산다.


사치세? 감수한다. 드래프트 지명권 박탈? 감내한다.

이 모든 비용은 실패의 대가가 아니라, 우승을 향한 '입장료'에 불과하다. 그래서 다저스는 비판받는다. 이 구단이 야유를 듣는 이유는 돈을 쓰기 때문이 아니다. 돈을 써도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실패한 계약도, 잘못된 판단도, 다음 오프시즌의 더 큰 계약서 앞에서는 모두 지워진다. 결과적으로 다저스의 프런트는 틀려도 틀리지 않은 조직이 된다.

2026시즌, 이 천문학적 베팅이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설령 실패하더라도 다저스는 또다시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실패를 교훈으로 삼는 대신, 실패를 무력화시키는 자본으로 덮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야구를 망치고 있는가? 아니다. 이들은 규칙 안에서 가장 영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리그에서 실패가 죄가 되지 않는 구단은, 다저스 하나뿐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