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동주는 대한민국 야구가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귀한 보물이다. 시속 16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는 단순히 구속을 넘어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자 미래를 상징한다. 하지만 투수에게 어깨는 소모품이며, 통증은 몸이 보내는 마지막 비명이다. 전문가들은 어깨 염증이 발생한 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약은 '160km의 직구'가 아니라 '완전한 휴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대표팀이 문동주를 DPP에 묶어둔 것은 8강 이후 미국 본토에서 만날 강팀들을 상대로 문동주의 구위가 절실하다는 계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철저히 공급자 중심의 욕심이다.
이미 대한민국 대표팀에는 건강하고 훌륭한 구위를 갖춘 투수들이 즐비하다. 이번 대회 합류가 결정된 메이저리거급 자원들과 배찬승, 김택연 등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어깨들이 충분히 마운드를 지킬 역량을 갖췄다. 굳이 아픈 선수를 '보험'이라는 이름 하에 예비 명단에 넣어 압박감을 줄 이유가 전혀 없다. DPP 제도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는 무의식중에 '언제든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재활 페이스를 무리하게 끌어올릴 위험이 크다.
현시점에서 문동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국가대표 마크가 찍힌 유니폼이 아니라, 정규 시즌을 온전히 치를 수 있는 건강한 몸이다. "아픈 선수를 내버려둬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는 단순히 선수를 아끼는 마음을 넘어, 한국 야구가 더 이상 '성적 지상주의'에 빠져 미래 자산을 갉아먹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다.
문동주는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를 넘어 대한민국 야구의 10년을 책임져야 할 기둥이다. 지금은 그 기둥이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히 보수하고 쉬게 해줘야 할 때다. 8강 진출 시 교체 카드를 고민하기보다, 지금 명단에 있는 건강한 투수들을 믿고 그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상식적인 야구 행정이다. 문동주를 향한 미련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그를 진정으로 지키는 길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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