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의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다저스의 계산은 명확하다. 김혜성은 2027년까지 3년간 약 1,250만 달러의 연봉을 보장받는다.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과 다저스의 자금력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경제적인 영입으로 분류된다. 더욱 주목할 점은 2028년부터 적용되는 2년의 구단 옵션이다. 연간 500만 달러 수준으로 책정된 이 옵션은 다저스가 주저 없이 선택할 카드다. 현재 시장가로 볼 때 유틸리티 자원이 연간 500만 달러에 묶이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 거부할 수 없는 '가성비'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계약 조건은 김혜성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다저스가 김혜성을 장기적인 전력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폭발적인 주력과 2루는 물론 유격수와 외야까지 소화 가능한 수비 범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팀 내 베테랑들의 체력 안배와 기동력 강화를 위해 김혜성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현지 매체들은 다저스가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김혜성을 대주자 혹은 대수비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내야의 핵심 퍼즐로 안착시키려 한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피 말리는 경쟁'의 시작이다. 다저스는 내야와 외야를 오가는 자원들이 넘쳐나는 팀이다. 김혜성이 보장된 3년 안에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한다면, 그는 다저스에 있는 내내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특히 구단 옵션이 행사될 경우 김혜성은 전성기 나이대에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저렴한 연봉에 묶이게 된다. 이는 선수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가는 시점이 늦춰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김혜성에게 주어진 과제는 '대체 불가능한 선수'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단순히 빠른 발과 수비력만으로는 다저스의 두터운 로스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대응하는 타격의 일관성을 보여줘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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