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시즌을 맞이한 양현종의 시계는 오직 송진우의 기록을 향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2025년 시즌 종료 기준 통산 186승을 쌓아 올린 그는 이제 대기록까지 단 25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산술적으로 매 시즌 12승에서 13승을 거둔다고 가정할 때, 약속의 해는 바로 2027년이 될 전망이다. 만약 그가 2027년 마운드 위에서 211번째 승전고를 울린다면, 이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의 세대교체로 기록될 것이다.
양현종의 도전이 더욱 경이로운 이유는 그가 보여주는 독보적인 꾸준함에 있다. 송진우가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쌓아 올린 금자탑을, 양현종은 매 시즌 170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철강왕'의 면모를 앞세워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왔다. 이미 통산 탈삼진 부문에서는 송진우를 밀어내고 역대 1위 자리를 찬탈했으며, 순수 선발승 기록 또한 진즉에 갈아치웠다. 이제 남은 것은 통산 다승과 투구 이닝이라는 최후의 보루뿐이다.
특히 통산 투구 이닝 부문에서의 도전은 더욱 뜨겁다. 송진우가 보유한 3,003이닝은 투수의 어깨가 소모품이라는 야구계의 격언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수치다. 현재 2,656이닝을 넘어선 양현종은 큰 부상 없이 2027년까지 마운드를 지킨다면 꿈의 3,000이닝 벽을 허물고 최다 투구 이닝 투수라는 명예까지 거머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곧 한국 야구에서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강력하게 마운드를 지킨 투수가 누구인지를 증명하는 종착역이 될 것이다.
야구 전문가들은 양현종의 기록 경신이 한국 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 입을 모은다. 분업화가 가속화된 현대 야구에서 선발 투수가 200승을 넘어 211승에 도달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의 강력한 타선과 탄탄한 불펜의 지원사격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양현종의 왼팔 끝에서 써 내려갈 서사는 이미 시작되었다.
양현종은 이제 단순히 승리를 쌓는 투수가 아니다. 그는 송진우라는 거대한 과거를 예우하며 동시에 그 과거를 넘어서는 새로운 미래를 던지고 있다. 2027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마운드 위에서 그가 포효하며 211승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 우리는 KBO 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의 대관식을 목하게 될 것이다. 그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한국 야구의 새로운 역사가 새겨지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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