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의 태도가 이토록 돌변한 이유는 냉혹한 비즈니스 논리 때문이다. 한화는 이번 오프시즌에 리그 최정상급 타자 강백호를 4년 최대 100억 원이라는 거액에 영입하며 지명타자 고민을 해결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페라자까지 재계약하며 손아섭이 들어갈 자리는 사실상 사라졌다. 영입 당시의 기대치와 달리 한국시리즈 준우승 과정에서 보여준 손아섭의 하락세는 구단에 '과거의 명성보다 미래의 효율'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타 구단 역시 30대 후반의 고령과 7억 5,000만 원이라는 보상금 부담 때문에 선뜻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손아섭이 던질 '최후의 승부수'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절친한 후배 황재균이 FA 협상 중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하며 자존심을 지킨 사례는 손아섭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을 터다. 하지만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25살 이후로 이렇게 열심히 운동한 것은 처음"이라며 부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KBO 최초의 3,000안타라는 대기록까지 남은 382개의 안타는 그가 쉽게 유니폼을 벗지 못하게 만드는 강력한 족쇄이자 동기부여다.
결국 손아섭에게 남은 카드는 자존심을 모두 내려놓고 한화의 '단기 계약 및 백업 수용'이라는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것뿐이다. 기록을 위해 굴욕을 견디고 실력으로 다시 증명하느냐, 아니면 전설답게 깨끗한 은퇴를 택하느냐. 화룡점정의 주인공에서 계륵으로 전락한 베테랑이 던질 마지막 승부수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그가 과연 독기를 품고 다시 그라운드에 서서 비아냥을 찬사로 바꿀 수 있을지, 운명의 일주일이 시작됐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