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의 최근 행보는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2024 시즌 종료 후 선발진의 확실한 카드인 최원태를 전격 영입하며 토종 선발진의 무게감을 키웠고, 2025 시즌 직후에는 최형우의 귀환을 성사시키며 타선에 베테랑의 무게감과 해결사 본능을 동시에 수혈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1라운더 출신의 맷 매닝이라는 압도적 구위의 1선발과 아시아쿼터를 활용해 영입한 시속 158km의 강속구 마무리 미야지 유라까지 가세했다. 선발, 불펜, 타선의 퍼즐이 사실상 완벽하게 맞춰진 셈이다.
구단 수뇌부의 이러한 '광폭 지원'은 역설적으로 박진만 감독에게 거대한 압박으로 다가온다. 프로의 세계에서 전력 보강은 곧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채무'와 같다. 이미 2025 시즌 이후 2+1년의 재계약을 체결하며 신뢰를 확인받았으나, 이는 사실상 우승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의미가 크다. 계약서상의 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구단과 팬들의 인내심이다. 특히 최형우, 강민호 등 베테랑들의 에이징 커브를 고려할 때, 삼성에 허락된 우승의 적기는 지금부터 딱 2년이다.
만약 이 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박진만 감독은 지도력의 한계를 지적받으며 불명예스럽게 퇴진할 가능성이 높다. 전력에 구멍이 있던 시기의 패배는 참작 사유가 되지만, 리그 최정상급 전력을 구축한 상태에서의 실패는 전적으로 현장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경기 운영의 묘수, 투수 교체 타이밍, 위기관리 능력 등 감독의 역량이 매 경기 현미경 검증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박진만 감독은 이제 육성이나 프로세스라는 방패 뒤에 숨을 수 없다. 구단은 할 일을 다 했고, 이제 공은 감독에게 넘어갔다. 삼성 라이온즈가 명가 재건의 마침표를 찍으며 사자후를 토해낼지, 아니면 투자 실패의 책임을 물어 또다시 인적 쇄신의 소용돌이에 휘말릴지는 박 감독이 써 내려갈 향후 2년의 성적표에 달려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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