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트리플A 톨리도 머드헨즈에서 뛰고 있는 고우석은 15일(한국시간) 루이빌 배츠(신시내티 산하)와의 홈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허용한 유일한 안타가 홈런이었다.
고우석은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출발했다. 하지만 7회초 1사 후 데이비스 웬젤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두 타자를 연속 아웃 처리했지만 이미 실점은 피할 수 없었다. 이로써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37로 올라갔다.
올해만 벌써 여섯 팀을 전전한 고우석의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은 4.93. 지난해 기록했던 6.54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빅리그 콜업'을 논하기에는 부족하다. 사실상 올 시즌도 트리플A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염원했던 메이저리그 데뷔는 끝내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KBO에서 '끝판왕'으로 불리던 고우석의 미국 도전은 2년째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불펜투수에게 필수적인 안정감이 부족하다. 삼진 능력은 여전하지만, 피홈런으로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위기 관리 능력과 피홈런 억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빅리그 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나이 또한 부담이다. 만 27세,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닌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아야 할 시기다. 하지만 현재 성적으로는 구단을 설득하기 어렵다. 디트로이트가 불안정한 불펜투수를 콜업할 이유는 없다. 다만, 디트로이트가 고우석에게 빅리그 마운드를 밟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줄 수는 있다. 냉정한 빅리그에서 디트로이트가 그렇게 할지는 알 수 없다.
선택지는 뚜렷하다. KBO 복귀냐, 아니면 끝까지 미국에 남아 도전을 이어가느냐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 복귀 대신 미국 잔류를 택했지만, 결과적으로 한 시즌을 더 소모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기로에 서 있다.
그렇다고 지난 2년이 완전히 의미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전히 150km대 빠른 공은 힘이 있고, 경험이 쌓이며 반등 가능성도 남아 있다. 무엇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과감히 뛰어든 도전 정신만큼은 분명 높이 평가할 만하다.
결국 모든 것은 고우석의 선택에 달려 있다. 고우석이 '끝판왕'의 자존심을 끝내 지켜낼지, 아니면 과거의 영광으로만 남을지, 마지막 결정을 해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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