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3(토)

스포츠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43] 근대5종과 철인3종경기는 어떻게 다른가

2025-09-13 07:04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문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성승민의 장애물 경기 모습 [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문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성승민의 장애물 경기 모습 [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철인3종경기 여자대표선발전 경기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철인3종경기 여자대표선발전 경기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근대5종과 철인3종경기는 겉으로 보기엔 여러 종목을 아우르는 종합 경기라는 점에서 닮았다. 하지만 그 기원과 과정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근대5종과 철인3종은 모두 일본식 한자어를 사용한다.

근대5종은 영어로 ‘Modern Pentathlon’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숫자 5를 뜻하는 그리스어 ‘Penta’와 경기를 뜻하는 ‘thlon’이 합해진 ‘Pentathlon’을 근대와 현대를 의미하는 ‘Modern’과 연결한 것이다. 근대 5종이라는 번역어는 일본식 한자어로근대(近代)’ 5가지 종류를 의미하는 ‘5(五種)’이라는 단어를 합친 말이다. 5개 종목은 펜싱, 승마, 수영, 사격 레이저건, 크로스컨트리이다. (본 코너 758 ‘‘Modern Pentathlon’을 왜근대 5이라고 말할까참조)

철인3종은 영어 ‘triathlon’를 한국어로 번역한 말이다. ‘triathlon’은 그리스어로 숫자 ‘3’을 의미하는 접두사 ‘tri’와 경기를 의미하는 ‘athlon’이 합성된 것이다. 영어 발음을 그대로 써서 트라이애슬론이라고 부른다. 철인3종은 트라이애슬론 앞에 몸이나 힘이 무쇠처럼 강한 사람이라는 뜻인 ‘철인(鐵人)’이라는 말을 붙여서 사용한 단어이다. 정규 철인3종경기는 수영, 자전거, 마라톤까지 해야하는데, 그야말로 인간 인내와 힘의 한계를 시험하는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트라이애슬론과 철인3종경기라는 말을 같은 의미로 쓴다. 1997년 대한체육회 정식 가맹단체로 등록한 대한철인3종협회는 영어로는 ‘Korea Triathlon Federation’이라고 표기한다. 우리나라 언론도 두 단어를 같이 사용한다.

근대5종은 20세기 초,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 남작이 설계했다. 낯선 전장에 투입된 장교가 적진을 돌파한다는 설정에서 비롯된 이 경기는 펜싱, 수영, 승마, 사격, 달리기를 통해 ‘전천후 군인’의 능력을 시험한다. 승마는 배정된 낯선 말을 다루는 기술을, 펜싱과 사격은 무기의 숙련을, 수영과 달리기는 생존과 기동력을 상징한다.

철인3종경기는 1920년대 프랑스에서 개최된 멀티 이벤트 레이스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종목으로 발전한 것은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였다. 1978년 하와이 주둔 미국 해군 J.콜린스 중령이 처음 시도했다. 1977년 2월 당시 미 해군 존 콜린스 중령은 동료들과 맥주를 마시다 사이클 선수와 달리기 선수, 수영 선수 중 누가 가장 멋있고 강한 선수냐는 설전을 주고받았다. 답이 쉽게 나오지 않자 직접 와이키키 해안에서 수영(3.9km)하고, 오아후섬을 사이클로 일주(180.2km)한 후 마라톤(42.195km)을 할 것을 제안했다. 이 종목을 완주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iron man’이라고 칭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첫 대회에 여성 출전자가 없었기 때문에 ‘man’이라고 칭했던 것이다. (본 코너 791회 ‘트라이애슬론과 철인3종경기는 어떻게 다를까’ 참조)

근대5종과 철인3종경기는 모두 올림픽 종목이다. 근대5종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 고대 그리스 5종 경기를 본뜬 경기로 처음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했다. 남성만 경기를 하다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여성 종목이 추가됐다. 철인3종경기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태권도와 함께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근대5종은 올림픽의 전통과 군사적 기원을 간직한 채 변화를 모색해 왔으며, 철인3종경기는 현대인들의 도전 정신과 지구력의 상징으로 성장했다. 근대5종은 역사의 무게를 안고, 철인3종경경기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종목의 개념으로 각각 발전해왔던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