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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39] 스케이트보드에서 왜 ‘팀버(Timber)’라는 말을 사용할까

2025-09-09 07:33

스케이트보드 파크를 즐기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 사진]
스케이트보드 파크를 즐기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젊은이의 거리로 소문난 서울 홍대 앞에 ‘팀버샵(Timber Shop)’이라는 스케이트보드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다. 팀버샵은 2012년 5월 조양수 대표가 설립한 스케이트보드 가게로 현재 약 30가지 이상의 브랜드를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팀버샵은 최근 스트릿 패션을 즐기는 젊은이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트레셔(THRASHER)’를 비롯해 ‘폴라 스케이트(POLAR SKATE)’, ‘인디펜던트(Independent)’, ‘산타 크루즈(Santa Cruz)’, ‘FTC’ 등 해외에서도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만을 엄선해 판매한다.

원래 ‘Timber’는 목재, 통나무를 뜻하는 단어이다. 영어 속어로는 ‘쓰러진다’는 뜻으로 쓰인다. 예를들어 숲에서 나무꾼이 나무를 베어낼 때 “Timber!”라고 외치면 나무가 쓰러지는 걸 알리는 것이다. 여기서 유래해 생긴 것이 와르르 무너진다는 이미지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timber’ 어원은 고대 인도 유럽어로 조립하다, 짓다는 뜻을 가진 ‘tem-’에서 유래했다. 여기서 파생된 말들이 ‘집, 건물, 구조’를 뜻하게 됐는데, 그리스어 ‘domos’, 라틴어 ‘domus’ 등이 집을 의미한다. 고대 게르만어 ‘timram’은 목재, , 건축 자재 등을 뜻한다. 이러한 말들이 고대 영어에서 건물, 건조물, 목재를 뜻하는 ‘timber’로 사용됐다. 현대적 의미로 ‘나무 자체’, 또는 숲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며, 나무가 쓰러질 때 외치는 구호로도 확장됐다.
스케이트보드에서 'timber'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것은 나무라는 뜻과 함께 쓰러진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스케이트보드 데크는 전통적으로 단풍나무(hard maple) 목재로 만든다. '팀버'는 데크를 상징하는 말로 과 쓰기가 좋은 것이다. 팀버샵이나 브랜드 'Timber Skateboards'도 여기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또 발목할 때 나무가 쓰러질 때 외치는 말이라는 데서 착상해 스케이트보드에서도 누군가 넘어질 때 , 농담처럼 “팀버!”라고 외치기도 한다. 나무처럼 쓰러진다는 이미지와 겹쳐져 유머러스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 용어로는 ‘팀버샷(Timber Shot)’이라는 표현으로 많이 쓰인다. 본래 의미는 넘어지는 샷을 뜻한다. 이 말은 스케이트보드, 골프, 당구, 사격, 또는 영상 촬영 용어로 사용된다. 맥락에 따라 의미는 달라진다. 스케이트보드·BMX 등 익스트림 스포츠에선 ‘팀버샷’은 점프나 트릭을 하다 넘어지며 쿵 하고 쓰러지는 장면을 일컫는 말이다 골프에서 어떤 샷이 엉뚱하게 나무에 맞거나, 공이 휘청 쓰러지듯 맞는 경우를 농담처럼 “팀버샷”이라고 부른다.

사격에선 총에 맞은 동물이 나무처럼 쓰러질 때, 이 말을 쓴다. 한 발에 나무처럼 쓰러졌다는 뜻이다. 영상·사진 촬영을 할 때, 인위적으로 카메라를 흔들거나 인물이 와르르 쓰러지는 장면을 잡을 때도 이 표현을 자주 말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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