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래툰은 주전급 두 명 이상을 특정 포지션에 두고, 상대 투수 유형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번갈아 기용하는 전략이다. 플래툰 선수는 특정 상황에서 주전처럼 자주 출전하지만, 조건부 주전에 가깝다. 출전 빈도는 상대에 따라 절반 이상 출전할 수 있다.
즉, 백업은 대체 선수, 플래툰은 주전 선수들의 조합을 다양화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김혜성 선수의 '신분'은 애매하다. 단순한 백업도 아니고, 전형적인 플래툰 선수도 아니다. 둘 사이에 있는 '유틸리티 백업 + 세미 플래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특정 주전의 결장 시 출전하고 있고, 주로우완 투수가 등판할 때 나오는 경향이 있으나 극단적 플래툰은 아니다.
즉, 김혜성은 현재 다저스에서 전형젹인 백업은 아니고, 일정 부분 플래툰 요소를 가진 유틸리티맨이다.
다만, 지금 같은 활약이 계속된다면 곧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부진한 마이클 콘포토를 계속 기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성적때문만이 아니다. 여기엔 계약, 선수의 입지, 팀 내 정치적 요소, 로스터 밸런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콘포토는 2025시즌 1년 17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FA 영입 선수다. 프런트(사장 및 단장)는 감독에게 일정 기간은 출전 기회를 보장하길 암묵적으로 요구한다. 돈을 썼으니, 써 봐야 실패인지 아닌지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성적보다는 계약이 출전 기회를 좌우하는 구간이 존재한다.
또 콘포토는 원래 좌타 파워히터로서 우완 투수 상대로 생산성이 기대됐던 선수다. 비록 현재 성적은 1할대로 추락했지만, '반등 가능성'을 여전히 고려하는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콘포토가 첫 두 달은 부진했지만 앞으로 두 달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김혜성은 내야와 중견수 유틸리티맨이다. 콘포토는 좌익수다. 포지션이 직접 겹치지 않는다. 김혜성을 넣는다고 콘포토를 바로 뺄 수 있는 구도가 아니다. 단, 앤디 파헤스를 좌익수로 돌리고 김혜성을 내야또는 중견수에 넣는 간접 교체는 가능하다.
MLB 감독들은 성적만으로 기용을 결정하지 않는다. '베테랑에게는 기회를 오래 준다'는 보수적 관행이 강하다. 김혜성은 아직 MLB 경력이 짧아 선발 고정까지 신뢰를 쌓는 중이다. 로버츠 감독도 "기회를 받을 자격 있다"고 공개 발언했다. 이는 구단이 김혜성을 주전 또는 플래툰 고정 자원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콘포토가 더 부진하거나 트레이드될 경우 김혜성은 승격 1순위 자원이다.
따라서 김혜성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콘포토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여름 트레이드 마감 전후로 역할 변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성적을 내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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