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14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대 다저스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재회했다.
김혜성이 경기에 나서지 못해 직접적인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빅리그 진출의 꿈을 함께 품었던 두 선수의 만남 자체가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이정후는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4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올렸다.
최근 4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75에서 0.270으로 미세하게 하락했다.
특히 이날 이정후가 날린 2루 방향 타구 4개를 모두 다저스 2루수 토미 현수 에드먼이 처리해 눈에 띄었다. 에드먼은 2023 WBC 한국 대표팀에서 이정후와 함께 뛴 바 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이정후는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우측으로 깔끔하게 맞춘 타구를 보냈지만, 에드먼의 수비 범위에 걸려 땅볼 아웃이 됐다.
일반적인 수비 배치라면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지만 에드먼의 절묘한 포지셔닝이 빛났다.
샌프란시스코는 후속 타자 윌리 아다메스의 우측 담장 너머 솔로 홈런으로 먼저 득점했으나, 2회말 선발 로건 웹이 1사 1, 3루 상황에서 다저스 안디 파헤스에게 희생타를 허용하며 1-1 균형을 이뤘다.
승부는 3회에 갈렸다. 포문을 연 것은 이정후였다.
선두 타자로 등장한 이정후는 야마모토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6구째 바깥쪽 시속 156㎞ 직구를 끝까지 지켜본 것이 주효했다.
흔들린 야마모토는 이후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좁은 스트라이크 존 판정에 고전하면서 추가 볼넷 2개를 더 허용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사 만루 상황에서 케이시 슈미트가 야마모토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작렬시켰다.
3루를 밟고 있던 이정후는 역전 득점을 기록했고, 스코어는 순식간에 5-1로 벌어졌다.
이후 이정후는 추가 출루에 아쉬움을 남겼다.
4회초 1사 상황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났고, 6회에는 다저스 좌완 저스틴 로블레스키를 상대로 또다시 2루 땅볼을 기록했다. 두 타구 모두 에드먼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샌프란시스코는 7회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우측 담장 넘기기 솔로 홈런으로 5-2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8회초 앤드루 니즈너의 중견수 방향 솔로 홈런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6-2 승리를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선두에 올랐다.
양 팀 모두 41승 29패로 승률 0.586을 기록했다.
웹은 7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다저스 야마모토는 4⅔이닝 6피안타 5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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