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5(일)

야구

로버츠 감독, 명장의 그늘…전략가로서의 한계는 여전한가?

2025-06-14 06:36

데이브 로버츠 감독
데이브 로버츠 감독
LA 다저스를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감독 중 한 명으로 손꼽히지만, 그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존재한다. 정규 시즌에서의 압도적 성적과 리그 내 최고 수준의 승률에도 불구하고, ‘큰 경기에서의 전략적 실패’, 과도한 수치 의존, 불펜 운용의 일관성 부족 등은 오랜 기간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로버츠는 2020년과 2024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지만, 그 이전의 여러 시즌에서는 중요한 순간마다 의문스러운 결정으로 팀을 위기에 빠뜨렸다.

대표적으로는 2017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불펜을 과도하게 신뢰하며 선발 다르빗슈 유를 일찍 교체, 후반 무기력한 경기 운영으로 패배했다. 2019년 디비전 시리즈에선 선발 워커 뷸러를 일찍 교체하고 조 켈리를 연장까지 끌고 가면서 시즌이 허무하게 끝났다. 2021년 NLCS 브레이브스와의 시리즈에서는 타순과 대타 기용에 있어 지나치게 기계적인 패턴을 고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실수들은 로버츠가 ‘전술적 직관’보다 데이터 분석을 앞세운 결정에 의존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로버츠는 프런트와 긴밀히 협업하며 데이터 중심의 야구를 실천해왔다. 그러나 이로 인해 '로봇 야구', '스크립트대로만 가는 경기 운영'이라는 오명도 따라붙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러한 데이터 중심의 접근이 유연한 대응력을 떨어뜨리며 전광판을 보고 야구하는 느낌이라는 비판을 샀다.

로버츠의 가장 흔한 비판 중 하나는 불펜 운용의 신중함 부족이다. 그는 종종 불펜 투수를 잦은 교체와 불규칙한 기용으로 소진시키고, 선수들의 리듬을 깨뜨리는 결정을 내리곤 했다.


불펜투수가 제 컨디션을 찾기도 전에 마운드를 바꾸는 등, ‘플랜 B’가 없는 불안정한 운용은 시즌 후반 체력 고갈로 이어지기도 했다.

LA 다저스는 매 시즌 유망주들이 출현하는 팀이지만, 로버츠는 기성 선수 위주의 보수적 운용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눈에 띄는 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 경기에서 과감한 기용을 꺼리는 모습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 기회를 제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혜성도 마찬가지.

흥미로운 점은, 로버츠가 평상시에는 지나치게 신중하다가, 결정적 순간에는 너무 과감한 선택을 한다는 점이다. 이는 선수들의 입장에서도 혼란을 야기하며, 감독의 일관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로버츠는 분명 성공적인 결과를 낸 감독이다. 그러나 그 성공의 이면에는 강력한 프런트 시스템, 거액의 투자, 타고난 전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명장이라기보다 좋은 시스템의 관리자”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는 여전히 다저스 선수단의 신뢰를 받고 있으며, 결과로 입증해왔다. 하지만, 진정한 명장이라면 위기의 순간에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용기와 지혜를 갖춰야 한다. 로버츠는 그 자격을 계속 증명해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