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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의 골프이야기] 천신만고(千辛萬苦) - 첫 버디, 그 눈물겨운 한 타의 역사

2025-04-29 14:03

김민선이 27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에서 열린 2025 KLPGA투어 덕신EPC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5번홀에서 칩인 버디를 낚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KLPGA 제공
김민선이 27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에서 열린 2025 KLPGA투어 덕신EPC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5번홀에서 칩인 버디를 낚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KLPGA 제공
세상 모든 초보 골퍼에겐 “첫 버디”라는 전설이 있다. 자칭 ‘운동신경 괜찮다’던 골퍼들도 처음 골프를 시작했을 때 금방 익힐 줄 안다. 하지만 필드에선 드라이버는 좌우로 춤을 추고 아이언은 흙을 파며 예술을 하더니 퍼터는 구멍을 피해 가는 신공을 보이는 경우들이 있다.

몇 개월간의 레슨, 수없이 퍼부은 연습장 요금, 수모를 겪은 동반자들과의 라운드… 그리고 마침내 그날, 전장이 된 파4 홀에서 드라이버는 기적처럼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했고 7번 아이언은 공중에서 스핀을 먹더니 핀 2m 앞에 멈췄다. 골퍼는 숨을 죽이며 퍼터를 잡는다.

'이번엔 들어가야 해.’ 땅! 소리도 없이 공이 굴러 들어가고 동반자들이 “오~ 버디네!” 할 때, 골퍼는 괜히 태연한 척 한다. 하지만 속으론 “아… 드디어!” 하고 울었을 것이다.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 천신만고(千辛萬苦)다. 수많은 고생과 수고를 겪었다는 뜻이다. 원래는 『후한서(後漢書)』에 등장하는 표현으로 긴 여정을 묘사할 때 자주 쓰인다.


첫 버디는 그냥 ‘숫자’가 아니다. 땀과 눈물, 고생과 집념이 빚어낸 결과다. 누군가는 버디를 자주 하지만 초보에게 그것은 오직 천신만고의 산물일 뿐이다.

그리고 그날부터 골프 인생은 또 다른 고생의 서막을 열게 된다.

'이제 이 정도는 기본이지'라는 착각과 함께.

[김기철 마니아타임즈 기자 / 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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