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허수봉은 취재 기자단 투표 31표 중 13표를 획득, 12표에 그친 레오를 단 1표 차로 제치고 트로피와 함께 상금 500만원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허수봉과 레오는 마치 주인공을 번갈아 맡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먼저 레오가 V리그 출범 20주년 기념 역대 베스트7에 곽승석(대한항공)과 함께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정됐고, 이어 허수봉은 IBK기업은행 황민경과 함께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베스트7에서는 두 선수가 나란히 아웃사이드 히터로 이름을 올렸다.
가장 관심을 모은 정규리그 MVP 부문에서는 허수봉이 레오와 KB손해보험 안드레스 비예나(6표)를 제치고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 달성을 이끈 두 핵심 선수 간 '집안싸움'에서 허수봉이 미소를 지었다.

시상식 직후 허수봉은 "주변에서 후보로 많이 언급해 주셔서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다"며 기대감이 있었음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레오와 한 팀으로 뛰면서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다"며 공을 돌렸고, "다음 시즌에도 레오와 함께 MVP 후보에 오르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정규리그 6라운드 마지막 경기 때 성민 형(문성민)의 은퇴식이었다"며 "어릴 때부터 존경해온 선수가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걸 보면서 가장 감동적이고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사회자의 요청에 '지금은 수봉 시대'를 외친 허수봉은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수상 소감을 마쳤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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