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현철 한국체대 교수(뒷줄 가운데)가 수영으로 한강을 건넌 뒤 동호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육현철 한국체대 교수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41028113851060895e8e941087210178989.jpg&nmt=19)
체육계에서 한강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이는 이가 있다. 한국체대 수영 실기 담당 육현철(62) 교수이다. 수영 국가대표 출신으로 최초로 한강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한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10년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한강을 수영으로 건너고 있다. 수영으로 한강 도강을 하는 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스터즈 오픈워터 심판장을 역임한 육 교수는 잠실대교 남단 수중보를 오픈워터 스위밍의 세계적 메카로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매년 이곳에서 한강크로스스위밍챌린지가 열리는데, 10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의 경우 3,300여명이나 출전했다고 한다. 송파구 주민과 서울 각 지역 주민은 물론 타지역 주민들도 참가하고, 외국인들도 다수 출전한다는 것이다.
![한강 잠실대교 수중보 앞에서 수영 동호인 회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육현철 한국체대 교수.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육현철 한국체대 교수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41028113947054475e8e941087210178989.jpg&nmt=19)
육 교수는 한국체대에서 수영 수업의 방법으로 한강 건너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참가한 동호인들이 대회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본격적인 한강건너기 대회를 시작했다고 한다. 1주일간 준비해서 만든 1회 대회에는 50여명이 참가했으며 육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한국체대 명의의 한강 완주증을 기념으로 수여했다. 이후 입소문이 나며 2회 대회이후에는 참가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한다.
육 교수는 “처음에는 6.25전쟁을 상기해 625명이 참가하는 대회 구상도 했고, 8·15 광복절을 맞아선 825명이 참가하는 대회도 생각해봤다”며 “하지만 대회 참가 인원이 예상 숫자보다 월등히 많아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고 말한다. 대회에서 한강을 수영으로 건널 때, 수면 위에 900m 길이의 밧줄을 3겹으로 설치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안전 조치를 취하고, 구명 요원들이 모터 보트로 선수들 주위에서 대기한다고 한다.
육 교수는 생존수영이나 수영 수업은 실내수영장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강이나 연못, 하천 등에서 생존을 위한 수영법을 배워 실제 위기시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육 교수는 교육 철학으로 체력, 실력, 담력 3가지를 평소 강조하고 있는데, 한강 생존 수영은 이 세가지를 키우는데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사상 유례없는 한층막 더위를 기록했던 올 여름의 경우 오전, 오후, 밤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잠실대교 남단 수중보를 수영으로 횡단하는 이들이 많아 한강 수영의 열기가 대단했다고 그는 전한다. 60대 여성은 닫혀있는 수중보 담을 넘어 수영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육 교수는 “서울시 차원에서 남단 수중보를 세계적인 오픈워터스위밍 스포츠 관광 메카로 만들고 싶다”며 “오세훈 서울 시장을 만난 기회가 있으면 이같은 나의 생각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체대에서 교수 정년이 3년여 남은 육 교수는 앞으로 사단법인을 만들어 수영으로 한강 건너기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국방 차원에서 군인들이나 사관학교 후보생들에게도 한간 건너기 생존 수영을 가르치면 군인들의 생존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한강은 이같은 육 교수의 노력으로 일반인들에게 더욱 정겨운 이미지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하철, 버스, 승용차나 도보 등으로 건너던 한강이지만 앞으로는 수영을 통해 건너갈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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