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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10] 탁구에서 왜 ‘복식’이라고 말할까

2023-06-07 07:03

5월 2023 남아공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신유빈-전지희조. [연합뉴스]
5월 2023 남아공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신유빈-전지희조. [연합뉴스]
한국 탁구팀은 지난 달 2023 남아공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20년 만의 최고 성적을 거두며 '더반의 기적'을 썼다. 여자복식 신유빈-전지희 조가 은메달, 남자복식 장우진-임종훈 조가 은메달, 조대성-이상수 조가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한국 탁구가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3개 이상을 따낸 것은 2003년 파리 대회 이후 무려 20년만이다. 특히 남녀 모두 복식에서만 메달을 획득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만했다. 단식은 ‘만리장성’ 중국이 워낙 강해 공략이 사실상 힘들지만 복식은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메달 입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탁구 복식은 테니스와 마찬가지로 단식과 대조적인 말이다. 복식은 2대2로 경기를 하는 방식이다. 1대1로 경기를 하는 방식인 단식과 마찬가지로 복식이라는 말도 일본식 한자어이다. (본 코너 1009회 ‘탁구에서 왜 ‘단식’이라 말할까‘ 참조) 복식은 영어 ‘doubles’를 번역한 말이다. ‘겹칠 복(複)과 ’법 식(式)‘의 합성어로 둘 이상으로 겹치는 방식이라는 뜻이다. 경제용어인 복식부기도 테니스 용어 복식과 같은 한자어를 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doubles’는 둘을 의미하는 ‘double’의 복수형이다. ‘double’의 어원은 라틴어 ‘duplus’이며, 고대 프랑스어 ‘dobler’을 거쳐 14세기 중세 영어부터 현재말로 쓰게됐다. 스포츠용어로 쓰인 것은 1800년대 중반부터로 추정된다. 폴 딕슨 미국야구용어사전은 ‘double’는 1880년 2루타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했으며, 1871년 2명을 동시에 아웃시키는 이중 플레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1870년대 테니스 규칙이 영국에서 만들어지면서 2대2 경기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테니스에서 유래한 탁구에서 이후 테니스와 같은 규칙을 만들면서 이 단어를 갖다가 썼다고 한다.
일본에선 메이지 유신을 거쳐 서양 문물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doubles’를 한자어 개념을 활용해 ‘복식(複式)’으로 번역해 쓴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조선왕조실록 사이트에서 원어 검색을 하면 ‘단식(單式)’과 마찬가지로 ‘복식(複式)’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아 중국이나 한국에서 생겨난 조어가 아닌 것임을 알 수 있다. (본 코너 975회 ‘테니스에서 왜 ‘doubles’를 ‘복식(複式)’이라고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탁구에서 복식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9년 1월27일자 ‘국제탁구대회(國際卓球大會)’ 기사는 ‘입일일(廿一日)『프다페스드』에서국제탁구경기대회(國際卓球競技大會)가거행(擧行)된비참가국(參加國)은십개국(十個國)이나되어단체선수권(團體選手權)은정말국(丁抹國)틤이획득(獲得)하엿고개인경기(個人競技)는남자단식선수권(男子單式選手權)은영국(英國)틤에게…여자복식선수권(女子複式選手權)은독일(獨逸)틤에게로귀(歸)하엿다더라【연합(聯合)프다페스드발전(發電)】’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10개국이 참가한 국제탁구대회에서 단체전은 덴마크(정말국,丁抹國), 개인 남자단식은 영국, 여자복식은 독일이 우승을 차지했다는 내용이다.


탁구 복식경기는 남자복식, 여자복식, 혼합복식의 3종목이 있다. 복식은 단식과 비슷한 규칙이 적용되는데, 파트너와 한 번씩 공을 쳐야 한다. 서브와 리시브는 똑같이 2번씩 한다. 한 쪽에서 2번 서브를 하면 서브권은 상대방에게 넘어가고 리시브는 다른 파트너가 한다. 듀스 경우는 똑같이 한 번씩만 한다. 서브는 오른쪽에서 오른쪽으로 대각선 방향으로만 넣어야 하며, 공이 가운데 센터라인 밖으로 넘어가면 실점 처리된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현정화-양영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현정화-양영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선수 가운데 역대 최고의 복식조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현정화-양영자를 꼽는다. 중국에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단·복식을 석권한 ‘탁구 마녀’ 덩야핑 조를 최고의 파트너로 평가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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