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선두고 난항겪는 2027 충청U대회 조직위원회 구성' 대한체육회 연석회의 열어 강경대응 방침 밝혀…충청권 체육인, "대한체육회가 560만 충청인의 염원에 힘 보태지 않아' 불만 터뜨려[마니아노트]

2023-06-05 23:03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7충청권 하계U대회 조직위 구성관련 연석회의 광경[사진 대한체육회]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7충청권 하계U대회 조직위 구성관련 연석회의 광경[사진 대한체육회]
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7 충청권 하계U대회 조직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연석회의에서는 정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문화체육관광부를 향한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연석회의에 참석한 전국 광역시·도 및 시·군·구체육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분과위원장, 경기단체연합회 및 국가대표 지도자 등 100여 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일방적으로 체육인들을 무시했다는 것이 이날 회의의 전반적인 흐름이었다.

"체육계가 왜 만날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 이번에야 말로 체육인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체육인들을 무시하면 아시안게임이나 U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강경발언도 쏟아졌다.

그 간의 과정을 최대한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지난 3월 24일 충청권 4개 시도(대전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도, 충청북도) 유치위원회가 창립총회를 열고 이창섭 상근 부위원장과 공모로 뽑힌 윤강로 사무총장을 선임했으나 대한체육회는 유치협약서에 명시된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조직위 구성에 항의하고 총회에 불참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와 원활한 대회 준비 및 협력을 위해 FISU에서 사무총장으로 추천한 인물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지만 협의를 하지 않았고 4명의 조직위원장이 있는 상황에서 전례없이 상근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이 있게 되면 결정권자가 너무 많이 혼란이 발생한다며 유치위원회에 관련 법령과 절차를 준수해 조직위원회 구성을 할때 문체부, 대한체육회와 사전 협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조직위 구성과 관련해 상근부회장과 사무총장의 통합할 것을 제시했다.

이후 5월 3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조용만 문체부 제2차관, 4개 시도지사가 만나 부위원장, 사무총장직을 동일인으로 통합·선임하기로 뜻을 모았고, 공모로 선임한 윤강로 사무총장을 해촉한 후 5월 19일 창립총회를 다시 개최키로 합의했다.

이 사이에 세계체육기자연맹(AIPS) 서울 총회에 참석한 FISU 회장 직무대행과 5월 10일과 11일에 걸쳐 대한체육회장, 4개 시도 시장과 지사, 유병진 KUSB 명예위원장, 이창섭 부윈원장 내정자등이 면담을 갖고 조직위 부위원장장과 사무총장을 동일인으로 선임할 것을 합의했다.

이렇게 조직위원회 인선과 관련된 문제가 완전히 해결돼 5월 19일 창립총회에서 합의사항을 반영키로 했으나 총회 개최 2시간 전에 갑자기 문체부에서 공문을 보내 총회 재검토 문서룰 보내고 3월 24일의 총회 결정을 그대로 인정하겠다는 문체부 방침이 정해졌다고 통보하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이렇게 되자 대한체육회가 다시 3월 24일 개최된 창립총회는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 절차적 문제가 있고 유치협약서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어 5월 3일 합의가 유효하다고 주장하면서 팽팽하게 의견대립이 된 것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FISU에서는 김윤석 유치단장을 조직위 사무총장으로 선임할 것을 1~2월 3번이나 요청했다. 김윤석 유치단장은 2015년 광주U대회 사무총장을 역임해 수많은 협약 내용을 두루 알고 있어 FISU와 소통이 잘 돼 원활하게 업무 진행을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심지어 FISU가 대한체육회와 4개 시도지사에게 김 단장의 선임을 요청하는 레터도 보냈다. 그런데도 유치위에서 사무총장 공모 공고를 냈다."며 "절차가 잘못됐기 때문에 원점부터 다시 하자고 했고, 4개 시도에서 이창섭씨를 원해 상근부회장과 사무총장을 동시에 맡기로 했다. 김윤석 단장은 사무총장은 못하더라도 2년은 보장하는 일을 맡겨서 FISU와 소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사무부총장직을 신설해 수천억원의 예산을 쓰는 문체부에서 이 자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흥 회장은 또 "공모로 사무총장에 선출되신 분이 대통령실에 청원을 넣었다고 한다. 제가 그 사람이 총장으로 지명된 걸 방해한다, 자기가 회장 선거에 출마해서 적대적 감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는데 그 분은 대한체육회장에 출마를 하지 않았다. 출마를 안했는데 제가 왜 적대감정을 갖냐. 밥 한번 먹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단 한번도 이 사람이 부적격이다, 아니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걸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 악의적 선동에 대해 형사소추를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도높은 비판도 곁들였다.
.
이바람에 자유토론에서는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대한체육회를 패싱한 문체부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연판장을 작성하자' '문체부 장관 퇴진 운동을 벌이자' '삭발하고 항의하자'에서부터 'U대회를 보이콧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이날 체육회 당연직 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최보근 문체부 체육국장은 "정부에 대한 쓴소리가 많아 마음이 무겁다. U대회를 어렵게 유치한 만큼 성공 개최는 충청권 도민들의 열망이다. 5월19일 총회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드린 것은 법리 검토결과 공모로 선정된 인사를 해촉할 경우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 국장은 "5월 3일 문체부 2차관, 대한체육회, 4개 시도 자치단체장의 간담회는 협의하는 한 과정이지 공식적인 문체부 입장은 아니었다. 국민들과 FISU가 걱정 않도록 6월중 관계기관이 모두 모여서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만들어 FISU에 연장 요청을 한 6월 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조직위가 설립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 벨로드롬 경기장은 대통령님께서 대한민국 체육의 비전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는 스포츠 프랜들리한 정부다. 2027년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까지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구윤철 대한체육회 특보는 "국무조정실장을 하면서 여러가지 이해 관계가 얽힌 일들에 대해 말 그대로 조정을 많이 했다. 이 문제도 대한체육회와 4개 시도, 그리고 문체부와도 충분히 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두 충청U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기를 열망한다. 그 열망이 이루어지도록 조정을 잘 해 보겠다"고 흥분된 분위기를 가라 앉히기도 했다.

이기흥 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문체부가 5월 3일 합의에 따른 19일 총회가 왜 무산됐는지 사과가 필요하고 그렇게 만든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총리실, 감사원에 문제 제기를 하더라도 반드시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했으며 "체육국장님께서 말한 공모의 법적 문제에 대해선 그 자체가 무효다. 우리와 협의해 절차를 거쳐야하는데 그 공모 자체가 잘못됐다. 그동안 사무총장은 지명했지 공모한 적이 없다. 공모룰 할 때도 부적격 사유가 있을 경우 총장을 다시 뽑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승찬 대전시체육회장, 오영철 세종시체육회장, 김영범 충남도체육회장은 "대한체육회가 대회조직위원회 구성 시한을 넘긴 지금까지 560만 충청인의 염원에 제대로 힘을 보태지 않고 있다"며 "조직위 설립이 더 지체된다면 대한민국 체육계 모두에게 상처가 될 것이며 국제적으로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 대전체육포험, 대전시종목단체 회장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체부와 체육회는 하계U대회를 유치해 놓고도 조직위 출범 시한(5월 31일)을 넘기며 자칫 대회가 무산될 수도 있는 부정적인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하계U대회 조직위 출범 지연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문체부와 체육회는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만약 대회가 무산되면 충청인은 이러한 사태의 책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에따라 자칫 2027충청U대회 조직위원회 구성을 두고 각 지자체 민선 체육회와 대한체육회 사이에도 갈등이 이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아쉬운 점은 충청권 4개 시도에서도 직접 연석회의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에서 이들의 참가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인선을 두고 이런 사태까지 이르게 된 그간의 과정에 대해 대한체육회의 주장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서로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대화로 풀어야 했지만 이런 과정이 생략됐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연석회의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모든 체육인들과 공유하고 난항을 겪고 있는 2027 충청U대회 조직위원회 구성 해결을 위한 결의문을 전 체육인들의 이름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로 U대회를 치르는 당사자들인 충청 4개시도 체육인들의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을 부르지 않을 까 우려된다. [진천 정태화 기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