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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한번에 우유 1리터를 먹고 자란 24세 장타왕 정찬민, 생애 첫 프로 챔피언에 서다

2023-05-07 17:00

정찬민의 버디 세리머니. [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 제공]
정찬민의 버디 세리머니. [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 제공]
24세 정찬민은 압도적인 거구이다. 188㎝에 100㎏가 넘는 몸집에 수염을 길러 또래 나이보다 훨씬 더 들어보인다. 하지만 목소리와 말 하는 것을 들어보면 어김없이 또래의 젊은이임을 단번에 알아 차릴 수 있다. 그는 투어 데뷔 2년 만에 메이저급 대회인 아시안프로골프투어를 겸해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6일 내린 폭우 때문에 3라운드 54홀 경기로 축소된 대회에서 3라운드 내내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그것도 압도적인 경기력과 6타차이의 우승이었다. 정찬민은 스릭슨 투어 장타왕에 이어 지난해 입문한 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장타 1위를 차지하는 등 소문난 장타자다. 스릭슨 투어에서는 평균 321.8야드를 날렸고 작년 KPGA 코리안투어에서는 평균 317.1야드를 때렸다.

올해는 평균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가 무려 341야드에 이른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350야드를 사뿐히 넘길 수 있다.

7일 3라운드에서 예전 파5홀이었던 남서울CC 16번 홀(파4·535야드)에서 드라이버로 내리막을 타고 거의 400야드가량 때리는 장타쇼를 펼쳤다. 2m 버디 퍼트를 넣진 못했지만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장타력만 좋은 게 아니다. 쇼트게임 능력도 이미 미국 PGA 톱 프로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1번 홀(파4)에서 그린을 놓쳤지만, 타이거 우즈 같은 최정상급 선수를 방불케 하는 로브샷으로 가볍게 파를 지켰다. 벙커샷 정확도도 매우 뛰어나다. 이날 4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빗나가 벙커에 빠졌는데 벙커에서 쳐낸 볼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이글을 만들었다. 장타와 쇼트게임 능력이 완벽한 조합을 이뤄야 최고의 챔피언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실력으로 입증해 보인 것이다.

정찬민은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를 따라가서 공을 치다 재미가 있어 인연을 맺게 됐다. 주니어 시절 될성부른 대형 떡잎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2016년과 2017년 국내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대회 가운데 하나인 송암배를 2년 연속 우승차지하며 국가대표로 뛰기도 했다. 어릴 적 몸을 불리기 위해 한 번에 우유 1리터씩 마시며 자란 그는 국내 프로골퍼에서도 가장 큰 체격을 자랑한다. 거구에 수염을 기른 외모와 장타 덕분에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에서 따온 '정람'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현재 연세대 체육교육과 재학중인데, 어떻게 하다보니 6년간 대학에 다닌다고 한다.

그의 목표는 미국 PGA 정상에 서는 것이다. 2028년까지 KPGA 코리안투어 시드와 2025년까지 아시안프로골프투어 시드를 받아 당분간 안정적인 투어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된만큼 미국 2부 콘페리 투어 등을 거치며 PGA에 진출할 계획이다. 6일 3라운드가 폭우로 취소된 후 클럽하우스에서 대기하다 우연히 미디어센터에 들러 기자들과 잠깐 환담을 나눈 정찬민은 활짝 웃으며 앞으로 잘 지켜봐달라는 말을 남겼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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