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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64] 왜 ‘패싱샷(passing shot)’이라고 말할까

2023-04-19 07:58

패싱샷에 능했던 라파엘 나달. [연합뉴스 자료사진]
패싱샷에 능했던 라파엘 나달.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16강전. 당시 세계랭킹 58위 정현은 세계랭킹 14위 노박 조코비치와 만났다. 이름값만 놓고 봐도 조코비치의 일상적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오른쪽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조코비치는 정현의 거센 도전 앞에 세트스코어 3-0(7-6<4> 7-5 7-6<3>)으로 무릎을 꿇었다. 예상밖의 결과였다. 경기에 패한 조코비치는 “그(정현)는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었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훌륭한 패싱샷을 쳤다. 마치 코트의 벽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정현이 패싱샷을 절묘하게 구사해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패싱샷은 네트 가까이에서 상대 선수의 손이 안 닿게 빠져 나가는 샷을 말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passing shot’은 지나친다는 의미인 ‘passing’과 공을 친다는 의미인 ‘shot’의 합성어이다. 우리 말로는 ‘통과 샷’이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 영어 원어 발음 그대로 ‘패싱 샷’이라고 말한다. ‘passing’은 공을 사용하는 스포츠 종목의 일반적인 기술이다. 공을 의도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패싱이라는 말을 쓰는 종목은 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미식축구 등이다. 1860년대 영국 축구에서 먼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hot’은 고대영어 ‘sceot’가 어원이며 18세기 무렵부터 대중적인 말로 널리 쓰였다. 술 한잔이라는 뜻과 함께 강하게 때리는 샷을 이르는 말이었다. 미국 폴딕슨 야구사전에는 1880년 강하게 친 라이너성 타구를 뜻하는 말로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패싱샷은 테니스나 핸드볼 등에서 쓰는 용어이다. 테니스에선 18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테니스에서 패싱샷은 그라운드 스트로크의 일종이다. (본 코너 945회 ‘테니스에서 왜 ‘스트로크(stroke)’라고 말할까‘ 참조) 네트 가까이에 상대가 있을 때 옆으로 공을 쳐 보내는 타구를 말한다. 상대방이 네트플레이를 하려고 접근할 때, 상대방 라켓이 닿지 않는 곳을 노려 공격하는 것이다. 상대방 움직임을 미리 잘 관찰해 공을 어디로 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효과적인 패싱샷을 하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빠른 리턴, 깊이있는 앵글샷, 상대 허를 찌르는 블러핑(bluffing)이다. 빠른 리턴은 가장 간단하고 일반적인 형태의 패싱샷이다. 상대가 예측할 수 없게 빠르게 샷으로 받아치는 것이다. 조코비치, 안드레 아가시,세레나 윌리엄스 등이 능숙하게 구사했다. 앵글샷은 예리한 각도로 공을 치는 것을 말한다.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등은 탑스핀을 많이 사용해 앵글샷을 집어넣은 것으로 잘 알려졌다. 블러핑은 패싱샷 중 가장 어려운 것으로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습적인 스트로크이다. 타구 방향을 노출시키기 않고 순간적으로 집어넣는 샷이다. 치고자 하는 방향을 보지 않고 공을 쳐야 하므로 타격이 매우 어렵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에서 패싱샷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이다. 조선일보 1973년 12월8일자 ‘올해의 스타플레이어 ⑤ 테니스 김성배(金聖培)’ 기사는 ‘그의 특기(特技)는 끈길긴 투지와 지구력(持久力), 상대방 운동방향의 허점을 찌르는 패싱샷(Passing S—hot)이다. 최근엔 서브의 파괴력이급격히 향상돼 득점(得點)의 3분의1이상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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