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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하는 베테랑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새내기 대표, 어떤 역사를 만들어갈까?

2023-03-05 10:15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잘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또 '유종의 미(有終之美)'라는 말도 있다. 어떤 일의 끝을 잘 마무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23 WBC에 통산 10번째 태극마크를 단 캡틴 김현수가 4일 격전지인 일본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2023 WBC에 통산 10번째 태극마크를 단 캡틴 김현수가 4일 격전지인 일본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표팀에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새내기 대표'도 있고 '유종지미를 거두어야 하는 베테랑 대표'도 있다. 새내기는 쉽게 흥분하고 주변의 환경에 쉽사리 동화돼 스스로 자제력을 잃기 쉽다. 이럴때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하는 베테랑들이 냉정함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 주어야 한다.

프로선수가 태극마크를 단 대표팀으로 구성된 것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이때는 프로선수와 프로지명 대학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첫 출전했다. LA 다저스의 박찬호, 뉴욕메츠의 더블A에서 활약하던 서재응이 첫 대표로 발탁됐다. 주로 프로선수들이 주축이었지만 코칭스태프는 당시 인하대 주성노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는 등 모두 대학과 실업팀에서 맡았다.

이때부터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주요 각종 국제대회에는 본격적으로 프로선수들이 한국대표팀으로 출전했다. 지금까지 프로가 주축이 되어 국가대표팀이 구성(예선전 포함)된 것은 모두 20차례에 이른다.

매번 국가대표가 선발될때 언제나 새내기 대표가 있었듯이 이번 2023 WBC 대표팀에도 예외가 아니다.

2023 WBC 대표팀에 새내기 국가대표는 모두 9명. 곽빈 정철원(이상 두산 베어스) 소형준(kt 위즈) 김윤식 정우영(이상 LG 트윈스)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등 투수가 6명이고 포수인 이지영(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이 구단의 반대로 출전이 무산되면서 대체 발탁으로 기회를 잡은 외야수 최지훈(SSG 랜더스)이 바로 새내기 국가대표들이다.

양의지(왼쪽) 김현수(가운데) 박병호 등 베테랑 국가대표들이 훈련중 환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의지(왼쪽) 김현수(가운데) 박병호 등 베테랑 국가대표들이 훈련중 환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와 달리 붙박이(?) 대표도 있다. 바로 이번 WBC 대표팀 캡틴의 중책을 맡은 김현수(LG 트윈스)다.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WBC까지 모두 10차례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즈에서 활동하던 2017년 WBC에 구단의 반대로 출전하지 못했을 뿐 모든 국제대회에 태극마크를 달아 국가대표 '텃주대감'이나 마찬가지다.

이 동안 김현수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비롯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3개(광저우, 인천, 자카르타·팔렘방), WBC에서 4강과 준우승, WBSC 프리미어12에서 우승과 준우승 등의 성적을 올렸다. 유일하게 입상을 하지 못한 것은 2020 도쿄올림픽 4위가 처음이었다.

1988년 '올림픽 둥이'로 김현수와 동갑인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SG 랜더스), 한살이 많은 양의지(두산 베어스)는 이번이 6차례이고 두살 많은 박병호(kt 위즈), 한살 많은 최정(SSG 랜더스)은 5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다.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 WBC가 마지막 국가대표로 봉사하는 것이라고 무방하다.

모두가 대표팀의 핵심들이다. 이들 새내기들과 베테랑들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로 14년만에 세계 4강에 이르는 첩경이 될 수도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하는 베테랑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새내기 대표들이 이번 WBC에서 어떤 새 역사를 써 내려 갈지 이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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