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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신동' 이채운·최가온,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세계무대 날아 올랐다

2023-03-04 17:37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하프파이프 우승자 이채운 [로이터=연합뉴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하프파이프 우승자 이채운 [로이터=연합뉴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에 우리나라의 '특급 신성'이 동시에 둘이나 등장하며 전성기를 열고 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숀 화이트나 클로이 김(이상 미국) 등 해외 스타들의 잔치로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 달라지고 있다.

지난 3일 조지아 바쿠리아니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한국 스키·스노보드의 새로운 역사가 탄생했다.

2006년생으로 만 17세가 채 되지 않은 이채운(수리고)이 결선에서 93.5점을 받아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채운은 이번 대회 결선에 오른 10명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였다.

한국 스키·스노보드의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을 뿐만 아니라 역대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 최연소 남자 챔피언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1월 말에는 2008년생으로 만 14세가 조금 넘은 최가온(세화여중)이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이벤트인 엑스게임에서 하프파이프의 일종인 슈퍼파이프 종목에서 역대 최연소 기록으로 여자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월 엑스게임에서 우승한 최가온 [Austin Colbert/The Aspen Times via AP=연합뉴스]
1월 엑스게임에서 우승한 최가온 [Austin Colbert/The Aspen Times via AP=연합뉴스]

최가온은 이어 지난달 출전한 다른 이벤트 듀투어에서도 최연소 우승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회전과 점프 등 공중 연기를 기본 동작과 회전, 기술, 난도에 따라 심사위원들이 채점해 순위를 정하는 하프파이프 경기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전유물로 여겨져 오다가 2010년대 들어 일본, 중국 등도 성장했다.

한국에서도 여러 유망주가 나오긴 했으나 세계 정상권까지 올라선 선수는 없었다.

그런데 '역대급' 재능이 공교롭게도 남녀부에서 같은 시기에 등장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채운과 최가온은 가족의 영향으로 스노보드를 시작했다. 재능을 알아본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이채운은 만 14세이던 2020년 국내에서 열린 FIS 아시안컵에서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태극마크를 달고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로 출전했다.

이채운의 세계선수권대회 연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채운의 세계선수권대회 연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에도 나서기 시작, 이번 시즌엔 두 차례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이다가 가장 큰 무대 중 하나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큰일을 냈다.

최가온은 지난해 3월 FIS 파크 앤드 파이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채운과 남녀부 동반 우승을 일궜다. 이후 성인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스노보드 선수로는 최초로 초청을 받은 엑스게임이었지만 단번에 정상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이제 막 성인 무대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는 시기에 세계선수권대회와 엑스게임 같은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선수가 나오자 2024년 강원 동계유스올림픽,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한국 스키·스노보드계는 고무됐다.

둘은 당장 올림픽이 열려도 입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은 국가대표팀은 물론, 지난해 말 대한스키협회 회장사인 롯데그룹이 유망주 육성을 위해 창단한 스키·스노보드팀에도 속해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창단한 롯데 스키·스노보드팀. 오른쪽 이채운, 왼쪽에서 두 번째가 최가온. [롯데지주 제공]
지난해 창단한 롯데 스키·스노보드팀. 오른쪽 이채운, 왼쪽에서 두 번째가 최가온. [롯데지주 제공]

이 팀 선수들은 대표팀 훈련 외에 개인 훈련 기간에 롯데의 지원 속에 해외 유명 지도자가 소속된 팀의 훈련 캠프와 합동 훈련도 병행할 수 있다.

훈련이나 장비 지원 외에 국제무대에서 원활한 소통을 위한 영어 교육 등도 제공된다.

선수들의 기량에 주변 지원도 맞아떨어지며 한국 스키·스노보드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꿈도 커지고 있다.

대표팀에선 국내 훈련 상황이 개선된다면 더 힘을 받을 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대표 선수들을 지도해 온 김수철 감독은 "국내에 시설이 조금 더 보완된다면 이채운, 최가온은 물론 더 어린 유망주들의 기량도 더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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