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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출신 지휘자 유리 얀코...24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정기 연주회 지휘

2023-02-07 13:14

지휘자 유리 얀코 [[부천시립예술단 제공]
지휘자 유리 얀코 [[부천시립예술단 제공]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유리 얀코가 한국을 찾는다.

유리 얀코는 오는 24일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정기 연주회 무대에 지휘자로 오른다.

'영웅'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서는 베토벤이 자신의 오페라 '피델리오'에 등장하는 여성 영웅 레오노레를 주제로 작곡한 서곡 '레오노레'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교향곡 3번 '영웅'을 차례로 들려준다.

유리 얀코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베토벤 '영웅' 교향곡이 현재 저의 심경과 투지에 깊게 와닿았다"며 "모두 영광스러운 서사를 지닌 곡들"이라고 소개했다.

평생의 안식처였던 고향과 공연장이 파괴되어가는 상황에서도 음악 활동을 놓지 않고 있는 그는 "음악이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준다"고 말했다.

"제 원동력은 음악을 향한 사랑, 그리고 평화와 승리를 위한 저의 예술적 사명을 의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피로를 잊게 하고 제게 힘을 주죠. 선과 악의 투쟁 사이에서 음악과 예술이 우리의 전선이 되기를, 모든 우크라이나인에게 평화와 행운, 인내와 승리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올해 음악 활동의 계획을 묻는 말에는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은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신을 웃게 하고 싶다면, 당신의 계획을 신에게 말하라'는 말이 있죠. 신만이 앞날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한국에서 더 많은 프로그램으로 공연을 하며 한국 관객을 더 만나고 싶습니다."

하르키우의 오케스트라 전용 공연장은 공습으로 파괴되고 최근까지도 전쟁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리 얀코는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의 현주소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전 세계를 돌며 사명처럼 연주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군 공격으로 부상한 하르키우 주민 구조하는 대원들 [EPA=연합뉴스]
러시아군 공격으로 부상한 하르키우 주민 구조하는 대원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지휘자인 유리 얀코는 하르키우에서 태어나 하르키우 예술대학과 키예프 국립 음악학교에서 공부했다.

하르키우 스페셜 음악 학교 실내악단에서 지휘자를 역임하며 지역 예술 교육에도 적극 나섰으며 하르키우 지역에서 주는 '올해의 하르키우인 상'을 6년 연속 받는 등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고향 하르키우의 사정에 대해 그는 "지켜보기 힘들 정도"라고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수백 개의 건물, 학교, 병원, 아동 기관이 파괴됐습니다. 이것은 야만적입니다."

하르키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머물던 유서 깊은 공연장도 폭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공연장의 외관과 행정관, 지붕이 심하게 손상됐다"며 "현재 하르키우에서는 음악 공연이 멈췄지만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의 다른 도시나 해외에서 공연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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