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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음바페와 하키미, '적'에서 다시 '친구'로... 진한 포옹으로 서로 위로

2022-12-15 07:43

프랑스와 모로코의 준결승전이 끝난 뒤 프랑스 음바페와 머로코 하키미가 포옹하며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랑스와 모로코의 준결승전이 끝난 뒤 프랑스 음바페와 머로코 하키미가 포옹하며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친구가 '승부와 우정 사이'를 오갔다.

90분의 혈투가 끝나자 킬리안 음바페(프랑스)가 '절친' 아슈라프 하키미(모로코·이상 파리 생제르맹)와 진하게 포옹했다.

프랑스는 1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모로코에 2-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과거 프랑스가 모로코를 식민 지배한 역사 때문에 더 주목받는 경기였다.

모로코계 이민자들이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곳곳을 터전으로 다문화 가정을 꾸리고 있는 점도 부각됐다.

모로코는 앞서 16강과 8강에서 서유럽의 강팀인 스페인, 포르투갈을 잇달아 격파했다. 때문에 모로코뿐 아니라 북아프리카·아랍권 팬들이 모로코의 프랑스전 승리를 기원했다.

음바페와 하키미(왼쪽) [사진=연합뉴스]
음바페와 하키미(왼쪽) [사진=연합뉴스]

양 팀의 24세 동갑내기 두 선수가 극적인 요소를 더했다.


음바페와 하키미는 2021년부터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둘은 음바페가 골을 넣을 때나 팀이 승리했을 때 미리 맞춰놓은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훈련장에서도 스스럼없이 서로에게 장난치는 모습이 여러 차례 카메라에 잡힌 바 있다.

둘은 '다문화 배경'을 공유하는 사이이기도 했다.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 축구 지도자인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파리에서 나고 자랐다.

"친구야 미안하다." 하키미가 음바페의 침투를 몸을 던져 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구야 미안하다." 하키미가 음바페의 침투를 몸을 던져 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키미는 스페인 마드리드 태생이지만 모로코인 부모를 뒀다.

프랑스 대표팀을 선택한 음바페와 달리, 하키미는 '핏줄의 고향'인 모로코 대표팀을 선택했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왼쪽 공격수로 뛰는 음바페와 오른쪽 풀백 하키미는 이날 준결승에서 치열하게 부딪쳤다.

누구보다 음바페를 잘 아는 하키미는 철저하게 그를 막았다.

음바페의 장점인 스피드가 실린 드리블을 막기 위해 몸을 던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음바페의 표정은 일그러져갔다.

그러나 음바페는 딱 한 번 빛을 발하며 2-0 쐐기 골의 발판을 놨다.

후반 34분 마르퀴스 튀람(묀헨글라트바흐)에게서 공을 건네받은 음바페가 수비수 3명을 뚫고 날린 슈팅이 수비를 맞고 흐르자 콜로 무아니(프랑크푸르트)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경기후 음바페의 유니폼 입고 있는 하키미 [사진=연합뉴스]
경기후 음바페의 유니폼 입고 있는 하키미 [사진=연합뉴스]

하키미는 튀람을 막느라 음바페를 놓쳤다.

전반 5분 만에 실점 한뒤 모로코가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을 때였다.

음바페의 발끝에서 비롯된 무아니의 골이 프랑스의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경기 뒤 음바페는 그라운드에 누운 하키미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웠다.

한동안 포옹하던 그들은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음바페는 모로코의 붉은 유니폼을, 하키미는 프랑스의 짙은 남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와 결승전(19일 0시), 하키미는 크로아티아와 3, 4위 결정전(18일 0시)을 치른다.

월드컵이 끝나면 둘은 다시 한 팀으로 프랑스 리그1에서 호흡을 맞춘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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