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준결승, 준결승, 결승은 모두 일본식 한자어이다. 준준결승은 영어 ‘쿼터 파이널스(quarter finals)’, 준결승은 ‘세미 파이널스(semi finals)’, 그리고 결승은 ‘파이널(final)’을 번역한 말이다. (본 코너 16회 ‘‘녹아웃토너먼트(Knockout Tournment)’의 ‘토너먼트’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참조) 메리엄 웹스터 영어사전에 따르면 ‘final’은 끝을 의미하는 라틴어 ‘finalis’가 어원이다. 같은 로마 글자의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14세기 말 영어로 정착했다. 스포츠에서 최종 경기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 것은 1880년부터였다. 영어에서 여러 명의 선수가 팀이 참가해 경기를 가질 경우, 상위자가 진출하는 통상의 결승전을 ‘a final’ 또는 ‘big final’, 하위자가 참가하는 순위 결정전을 ‘b final’ 또는 ‘small final’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quarter finals’는 1/4 이라는 의미인 ‘quarter’과 ‘final’이 합해진 말로 ‘남은 8팀’이 아니라 ‘남은 8팀의 4경기’라는 나타내는 것이다.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4번 한다는 의미이다. ‘준할 준(準)’자를 2번 쓴 뒤 뒤에 결승(決勝)을 붙인 이유이다. 결승에 준하는 경기를 4번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semi finals’는 1/2을 의미하는 접두사 ‘semi’가 붙어 2경기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이ㅔ 준(準) 자를 한 번만 써서 준결승이라고 말 한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서양 스포츠를 도입한 일본은 19세기 후반 ‘final’이라는 단어를 결승 또는 결선(決選)으로 번역해 불렀다. 결승은 최종적으로 둘이 맞붙어 승자를 가리는 말로, 결선은 최종적으로 남은 여러 명 중에서 순위를 가리는 말로 쓴 것이다.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1867-1916)는 1908년 자신의 중장편소설 ‘삼사랑(三四郞)’에서 ‘결승의 총을 쏘는 교수님’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일본국어대사전에서 소개하고 있다. 일본에선 1874년부터 반드시 이기기로 결의한다는 의미로 결승이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결승이라는 말이 들어간 한자어로는 ‘결승 토너먼트’, ‘결승리그’, ‘결승골(점)’ 등이 있다. 또 결승과 유사한 한자어로는 승부(勝負), 승패(勝敗) 등이 쓰인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디지털 아카이브 검색을 해보면 1920년 창간이후부터 축구 종목 등에서 결승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 1921년 7월31일자 ‘남선축구대회 상황’이라는 기사는 ‘고창군팀이 전주군팀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 [스포츠박사 김학수 기자의 월드컵 용어 산책 23] 왜 연장전이라 말할까
- [스포츠박사 김학수 기자의 월드컵 용어 산책 22] ‘골 세리머니(Goal Ceremony)‘가 아닌 ’골 셀리브레이션(Goal Celebration)‘이라고 말해야 하는 이유
- [스포츠박사 김학수 기자의 월드컵 용어 산책 21] ‘펠레’와 ‘에우제비우’ 이름에 숨은 속 뜻
- [스포츠박사 김학수 기자의 월드컵 용어 산책 20] 왜 ‘빌드업(Build-up)’이라고 말할까
- [스포츠박사 김학수 기자의 월드컵 용어 산책 19] 왜 ‘페널티 슛아웃(Penalty Shoot-out)’을 ‘승부차기’라고 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