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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올드 보이' 벨기에 나이는 못 속여..."질까 두렵다"

2022-11-28 15:42

27일(현지시간) 벨기에의 악셀 위첼(왼쪽)과 샤를레 더케텔라러(가운데)가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한 뒤 낙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벨기에의 악셀 위첼(왼쪽)과 샤를레 더케텔라러(가운데)가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한 뒤 낙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강(長江)의 앞물로 뒷 물에 밀린다. 세월이 그런 것이다. 벨기에 축구 대표팀도 그렇다.

벨기에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단한 실력을 뽐냈다.

벨기에는 9골을 몰아넣고 2골만 허용하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펼쳐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6강에선 일본에 0-2로 끌려가다가 후반에만 3골을 휘몰아쳐 3-2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벨기에는 여세를 몰아 '삼바축구' 브라질을 2-1로 따돌려 1986년 멕시코 대회 이래 두 번째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했다.

3·4위전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2-0으로 격파한 벨기에는 3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황금 세대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그러나 불과 4년 만에 벨기에는 폭삭 삭아 버렸다.


벨기에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약체 캐나다를 1-0으로 제압했다. 그러나 27일 모로코에 0-2로 완패해 순식간에 조 1위에서 3위로 미끄러졌다.

벨기에는 캐나다를 4-1로 대파해 조 1위에 오른 2018 러시아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그러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벨기에 A 매치 최다골(68골) 보유자인 로멜루 루카쿠(29·인터밀란)가 햄스트링 통증으로 정상이 아닌 것도 벨기에의 고민이다.

벨기에의 최대 약점은 체력이다. '라스트 댄스'에 도전한 주전 선수들이 노쇠한 탓이다.

기록업체 옵타에 따르면, 벨기에는 이번 대회 캐나다와 모로코전에 평균 연령 각각 30세 181일, 30세 177일의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냈다.

옵타가 수집한 이번 대회 27경기에서 평균 연령 30세를 넘은 선발 출전이 두 번이나 된 팀은 벨기에뿐이었다.

카타르 월드컵 벨기에 스쿼드 26명 중 30대 미만 선수는 15명이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주전이 아닌 교체 멤버다.

20대 '영건' 공격수가 대회 초반 크게 주목을 받는 상황이라 벨기에 주전들의 나이는 상대적으로 더욱 많아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선수들의 패배감.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대표팀 감독은 영국 공영방송 BBC에 "선수들이 이기려고 준비하지 않고 질까 봐 두려워하는 축구를 한다"고 털어놓았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불과 4년 만에 득점이 크게 줄어든 것과 관련해 "창의성 결여는 신뢰 부족 탓"이라고 짚었다.

지난 6년간 50경기 연속 가까이 득점을 해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공략법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마르티네스 감독은 실토했다.

벨기에의 플레이메이커인 케빈 더브라위너(31·맨체스터시티)가 대회 전 공식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에 너무 늙었고, 2018년 러시아 대회가 우승의 적기였다"고 언급한 것도 팀에 썩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팀 전체가 너무 많은 책임을 떠안고 경기를 치른다"며 "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올드 보이' 벨기에가 '영건'들을 압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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