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두산의 제11대 감독으로 취임한 이승엽 감독이 전풍 대표이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코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감독으로 취임했다.[두산 베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111609584704571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이승엽 감독은 7년 연속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에 올려 놓은 김태형 감독이 2022시즌 3번째 계약 마지막해에 9위로 밀려나자 그 바톤을 이어 받았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그 영광을 재현해 달라는 막중한 책임과 함께 지도자로서 첫 걸음이다.
염경엽 감독은 구단 사상 정규리그서 최다승(87승)을 거두고도 플레이오프전에서 탈락하며 28년 무관의 한을 풀어주지 못한 28년 원클럽맨 류지현 감독의 뒤를 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이어 3번째 사령탑 취임이지만 무조건 우승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어깨의 짐이 드리워져 있다.
이승엽 감독은 계약기간 3년에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 연봉 5억원)이다. 지도자로서는 초보지만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현역시절 어느 누구도 넘보지 못한 명성을 쌓은 '국민타자'라는 점이 감안됐다.
![11년만에 LG코치에서 감독으로 되돌아 온 염경엽 감독은 LG 28년 무관의 한을 풀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111610000801286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이 감독과 염 감독은 취임하면서부터 '신 잠실더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라이벌 싸움'이 시작됐다. 똑같이 우승이 목표인데다 '한지붕 두가족' 잠실의 주인을 가리는 싸움까지 같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 감독과 염 감독의 서로 다른 길도 한몫을 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감독과 염 감독은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어왔다. 현역시절은 아예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비교 대상이 없기는 하지만 지도자로서의 커리어는 반대라고 할만하다.
나이로도 8살이 더 많은 염 감독은 광주일고와 고려대를 거쳐 1991년 태평양 돌핀스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해 2000년까지 내야수로 활약했다. 프로 10년 동안 1449타수 283안타(타율 0.195) 5홈런 110타점을 기록했다. 선수로서는 초라한 기록이다.
![이승엽 감독이 마무리훈련중인 두산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두산 베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111610014505627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현역시절 MVP 및 홈런왕을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를 10차례 받았다. 프로야구 단일시즌 최다홈런(2003년 56개)을 날렸고 일본프로야구 8년동안 159개 홈런에 686안타를 기록하고 재팬시리즈 우승도 2차례 경험했다.
국가대표로도 화려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을 비롯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WBC 3위도 했다. 은퇴뒤에는 재단법인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을 운영하며 아마야구에 힘을 쏟고 최근엔 야구 예능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도자로서는 정반대다. 이승엽 감독은 2017년 은퇴한 뒤 올해 두산에서 감독 콜을 받기 전까지 프로 어느팀에서도 지도자로 커리어를 쌓은 적이 없다. 지도자를 한다면 삼성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이승엽을 지도자로 불러 주는데는 없었다.
'양신'으로 사랑받는 양준혁이 아직 지도자 생활을 못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게 현역시절 더없이 좋은 기록들이 오히려 지도자로서의 걸림돌이 되었을 수도 있어 보인다. 구단측으로 봐서는 슈퍼스타 출신들을 코치로 모시기가 껄끄러울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이승엽 감독과는 다르게 염경엽 감독은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현대 프런트를 시작으로 2007년 현대 코치, 2008년 LG 코치 및 프런트, 2012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코치 및 감독을 맡았다.
![염경엽 감독이 취임식에서 주장인 오지환과 김현수 진해수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111610031006263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염경엽 감독은 지난 14일 LG 감독 취임식에서 이승엽 감독과의 '잠실 라이벌전'이 화두에 오르자 "누구보다 이승엽 감독의 성공을 바라지만 우리 LG가 두산을 많이 이기고 이승엽 감독은 다른 팀을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라이벌로서의 속내를 은근슬쩍 드러냈다.
그동안 LG는 사실 두산에 컴플렉스를 느껴온 것이 사실이다. 올시즌 LG가 두산과의 상대전적에서 10승6패로 우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는 두산이 LG를 압도했다. 역대 전적에서도 두산이 737전 383승333패21무로 앞섰고 지난 KBO 리그 41시즌 동안에도 두산이 22시즌, LG는 14시즌에 그쳤다.
1993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도 두산과 LG는 6번 맞붙어 두산이 4차례 이겼다. 또 두산이 2000년대 들어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등 통산 6차례 우승을 차지했으나 LG는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뿐이고 그마저 2000년대는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당연히 LG로서는 두산을 압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만하다.
서로가 우승을 위해 영입한 이승엽 감독과 염경엽 감독이다. 승부의 세계에서 한쪽이 웃으면 다른 한쪽은 울기 마련이다.
과연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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