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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 끊이지 않는 '스맨파'

2022-10-19 23:55

사진='스트릿 맨 파이터' 포스터/출처=MNET
사진='스트릿 맨 파이터' 포스터/출처=MNET
지난해 8월 방송한 엠넷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는 댄서들의 서바이벌이라는 생소한 주제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출연진 훅·라치카·홀리뱅·코카N버터·프라우드먼·웨이비·원트·YGX 여덟 팀은 매회 수준 높은 대결과 무대를 보여줬고 댄서들간의 관계성과 서로를 향한 존중이 더해져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았다. 방송을 계기로 '댄서'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 수준도 올라갔으며 방송에서 보여준 안무들이 모두 주목을 받았다. 특히 첫 미션 곡 '헤이 마마'(Hey mama) 안무는 안 춰본 국민이 없을 정도로 유행했으며 댄서들만의 콘서트도 가능했다.

보통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경우 여성 출연진으로 가능성을 확인하면 규모를 키워 남성 출연진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만든다. '프로듀스101', '미스트롯' 등이 그 예시다.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의 제작은 이미 예견돼 있던 일이었던 만큼 '스우파'는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했다. 엠넷은 '스맨파' 라인업을 완성할 프로젝트 댄스 크루원 선발전 '비 엠비셔스'를 방송했고 '스맨파'의 0회 격인 '비 더 스맨파'도 마련했다.

출처=JTBC '아는 형님'방송 캡쳐
출처=JTBC '아는 형님'방송 캡쳐


하지만 '스맨파'의 잡음은 처음부터 시작됐다. 앞서 '스우파' 출연자 모니카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언급한 내용을 두고 '팝핀이 아니라 팝핑' 논란이 남성 댄서들 중심으로 퍼졌다. '팝핀'을 대중화한 미국 댄서 팝핀 피트조차 두 개가 같은 춤 스타일이기 때문에 표현에 맞고 틀림이 없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니카를 저격하는 그들에게 '옳고 그름'은 중요해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잘못을 시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인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머릿수 늘리기로 대응하고, 댄서신에 '빠순이'가 끼어들었다는 수준 낮은 막말을 보여주는 태도가 문제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스맨파'에 '팝핀 팝핑 논란'에 동참한 댄서가 출연하는지를 주목했다. 제작진은 정해진 바 없다고 하였으나 '비 엠비셔스'에는 모니카를 저격한 댄서가 출연했다.

제작진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제작진은 '스우파' 콘서트에 '스맨파'를 보탰다. '스우파'의 화제성을 활용하고 싶은 심정은 알겠지만 팬들에게는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반발을 샀다.

팬들은 '사전 미고지 스페셜 게스트 출연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엠넷은 "티켓 오픈 당시인 6월 초만 해도 '스맨파' 크루 출연이 정해지지 않았다. '스맨파' 크루들은 공연 중간 인터미션 시간에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이며 미션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엠넷 입장문
사진=엠넷 입장문

거기다 '비 더 스맨파' 방송에서는 '뱅크투브라더스' 크루의 약칭을 '비투비'로 표기해 논란이 됐다. 이미 그룹 '비투비'(BTOB)가 있기 때문에 예의상 어긋난다는 반응이다.

제작진은 이에 "혼란을 인지했고 향후 방송한 변별력을 높이고자 크루명을 풀네임으로만 표기하겠다"며, "로고와 시그널도 변경 작업을 진행해 차주부터 변경된 버전으로 선보이겠다"라고 밝혔다.

상황을 인지한 비투비의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엠넷 측에 비투비의 로고와 성명의 상표권이 기등록되어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리며, 관련 내용에 대한 사과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장문에는 다음주 방송될 '스맨파'에 대한 관심을 부탁할 뿐 비투비나 팬들, 소속사를 향한 사과는 어디에도 없었다.

잡음 끊이지 않는 '스맨파'

'스우파' '스걸파'에 이어 3연속 '스맨파'의 MC를 맡게 된 강다니엘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강다니엘은 팬들에게 보내는 유료 소통 메시지 '프라이빗 메시지'에서 '스맨파'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남자들이라 너무 편해요. 행복해. 기 안 빨려서."라고 말하며 '스우파'에 대해서는 "원래 되게 무서웠는데. 아이라인 뽝 하신 누님들"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팬들이 댄서 성별에 대한 발언을 지적하자 "저런 분들은 스탠딩코미디 가면 화내고 나오시겠다.진짜"라며 비꼬듯 대응하고 차단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말실수는 제작진도 빠지지 않았다. '스맨파' 제작발표회에서 '스우파'와의 차이를 물었을 때 권영찬 CP는 "여자들의 서바이벌에는 질투와 욕심이 있었다면 남자들의 서바이벌에는 의리와 자존심 싸움 등이 많이 보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넷의 그 유명한 '악마의 편집'을 피해갈만큼 끈끈한 우정과 존중을 보여준 '스우파' 여성 댄스들을 '질투와 욕심'이란 한 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제작발표회에서도 실언이 나왔다. '스맨파'와 '스우파'의 차이를 물었을 때 권영찬 CP는 "여자 댄서들과 남자 댄서들의 춤이 확실히 다르다"면서 "여자들의 서바이벌에 질투와 욕심이 있었다면, 남자들의 서바이벌에는 의리와 자존심 싸움 등이 많이 보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성별 고정관념으로 인해 단숨에 '스우파' 여성 댄서들은 '질투와 욕심', 남성 댄서들은 '의리와 자존심'으로 정리됐다.

엠넷은 "일부 제작진의 발언은 저희 댄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인 '경쟁과 연대를 통한 성장'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 발언이었다.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라는 사과문을 냈지만 '책임 프로듀서'인 권영찬 CP를 '일부 제작진'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냐는 비판이 계속됐다.

'스맨파' 출연 댄서인 YGX 박현세를 포함한 남성 댄서들의 신인 걸그룹 '뉴진스' 희화화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은 '뉴찐따쓰'를 자처하며 '하이프 보이'(Hype Boy) 안무를 희화화했고, 이를 비판하는 반응이 나오자 감정적인 대응을 보였다. 계속되는 비판에 박현세는 "뉴진스와 '하이프 보이' 안무가, 관련된 누구도 비하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라며 "경솔한 행동으로 피해를 입은 YGX 멤버분들, YGX 팬분들, '스맨파' 관련 모든 분들과 댄서분들께도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잡음 끊이지 않는 '스맨파'

이번엔 안무 표절 논란이었다. 지코의 곡 '새삥'에 맞춰 위댐보이즈 리더 바타가 만든 도입부 오토바이 안무가 3년 전 발표된 에이티즈의 '세이 마이 네임'(Say My Name)의 안무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첩첩산중은 끝나지 않았다. '스맨파'의 유일한 히트 상품인 지코의 곡 '새삥'마저도 안무 표절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스맨파'에 출연 중인 위댐보이즈 리더 바타가 만들었다는 '새삥'의 도입부 오토바이 안무는 이미 3년 전 발표된 에이티즈의 '세이 마이 네임'(Say My Name)의 안무와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에이티즈 안무 원작자인 안제 스크루브 역시 비타가 사과할 일이라고 공론화했지만 엠넷과 비타는 며칠간 침묵을 지켰다.

침묵을 깨고 나온 비타의 글은 사과문이 아닌 입장문이었다. "그저 지나가는 찬바람인 줄 알았다"며 "아티스트와 안무가는 서로 리스펙트하는 모습이 멋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사과 대신 에이티즈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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