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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스토리] 손흥민 13분만에 터진 해트트릭 대기록...7분만에 해트트릭한 46년전 ‘차붐’ 넘어 ‘전설’로 자리 잡는다

2022-09-19 11:03

손흥민의 해트트릭 달성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의 해트트릭 달성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이 13분만에 해트트릭을 세우며 자신에 대한 우려를 말끔하게 불식시켰다. 8경기 연속 골침묵을 지키며 18일 레스터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선발 제외되는 수모까지 겪은 손흥민은 후반 교체 튀입돼 13분만에 세 골을 퍼부으며 팀의 6대2 대승을 이끌었다.

한번 터지자 걷잡을 수없었다. 그간의 부진을 단번에 털어버리는 세 골이 터졌다. 이날 골은 일명 ‘손흥민 존(zone)’으로 불리는 페널티 아크 인근 공간에서 터졌다. 양발에 능한 손흥민이 이 지역에서 감아차기 슈팅을 즐겨 붙은 이름이다. 이날 손흥민은 이 공간에서 오른발, 왼발로 한 차례씩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8분 오른발 감아차기 골, 39분 왼발 감아차길로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41분에는 자신의 강점인 빠른 쇄도를 선보이며 대미를 장식했다. 모두 손흥민의 특기를 최대한 살린 골이었던 것이다. 이날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EPL 통산 자신의 세 번째 기록이다.

1970년대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하던 차범근.
1970년대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하던 차범근.


몰아치기로 이뤄진 손흥민의 이번 해트트릭은 46년전 ‘전설’ 차범근의 해트트릭과 비교될만하다. 차범근은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하기 전인 1976년 9월11일 박대통령컵 쟁탈 아시아 축구대회 개막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7분을 남기고 1대4로 뒤진 상황에서 혼자 세 골을 몰아쳐 무승부를 만드는 기적을 연출했다. 당시 상황은 TV방송에서 중계를 했지만 경기 테이프가 남아있지 않고 60대 이상의 축구팬들의 기억이나 신문 기사 정도로 남아 있다. 조선일보 1976년 9월12일자 ‘화랑(花郎),자살(自殺)골 2개’ 기사는 ‘게임종료 7분을남긴 화랑(花郎)은 전원공격대형으로 바꾸어 38분 골에리어 오른쪽정면에서 차범근(車範根)이 1점을 뽑았고, 그여세를 몰아 42분, 43분에 운전혼전중 차범근(車範根)이 각각 득점,해트 트릭을 기록하면서 극적인 타이를 이루었다’고 전했다.

이번 손흥민의 해트트릭과 차범근의 해트트릭은 질적으로 상당한 수준 차이를 보인다는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손흥민은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연장인 EPL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앞세워 이뤄낸 것인데 반해 차범근은 당시 말레이시아, 버마(현 미얀마), 태국 등과 아시아 정상을 겨루던 대표팀 경기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손흥민은 감아치기로 볼 회전을 일으켜 변화무쌍한 궤도를 보인다. 하지만 차범근이 활약하던 1970년대 한국 대표팀에는 차를 포함해 감아치기를 제대로 구사하는 선수들이 없었다. 당시 브라질이나 포르투갈 등 세계 정상권 팀 선수들이 ‘바나나킥’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차범근의 골도 당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기습 돌파로 이뤄진 것이었다.
차범근의 당시 해트트릭은 선수 본인조차 골 넣은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구전 되며 ‘전설’이 됐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본 이번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차범근의 해트트릭을 뛰어넘어 앞으로 한국 축구의 ‘전설’로 기억될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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